■ 울산 찾은 대선주자들
문재인-안철수 ‘설전’ 팽팽
유승민 “진실 밝혀라” 가세

이재오 “국회의원 대폭 축소”
홍준표 부인 이순심 여사
“입법·사법·행정 두루 경험자”

제19대 대선후보들이 공식 선거운동 첫 주말 울산을 찾은 자리에서 ‘설전’(舌戰)을 벌였다. 다수의 여론조사에서 1·2위 구도를 형성하고 있는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후보와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가 가장 크게 대립했다.

문 후보는 지난 22일 롯데백화점 울산점 광장에 설치된 유세차량에 올라 “한손으로는 김대중 정신을 말하면서 호남표를 받고자 하고, 다른 한손으로는 색깔론으로 보수표를 받고자 하는 후보를 믿을 수 있겠나, 국회의원이 마흔명도 안되는 미니정당이 우리 국정을 감당할 수 있겠나”라며 “이랬다 저랬다 정체성을 알 수 없는 안보 불안세력에게 안보를 맡길 수 있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지난 TV토론회에서 자신에게 색깔론으로 공격한 안 후보를 맞대응하는 발언이었다.

또 자유한국당 홍준표 후보를 겨냥해 “지난 10년간 안보에 실패한 안보 무능세력에게 또다시 안보 맡길 수 있겠나”라면서 “특전사 출신 문재인이 한반도 평화를 든든하게 구축해 가장 확실한 안보를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안 후보의 공격도 매서웠다. 안 후보는 최근 송민순 전 외교통상부 장관이 2007년 참여정부의 유엔 북한인권결의안 표결 당시 북한의 의견을 묻고 기권했다는 내용을 뒷받침하는 쪽지를 공개한 것과 관련, 문 후보를 겨냥해 “직접 상세히 설명해야 한다. 그것이 국민에 대한 도리”라고 말했다.

안 후보는 지난 21일 롯데백화점 울산점 앞에서 유세한 뒤 기자들과 만나 “민주당에서는 이 문제를 안보장사·색깔론이라고 비판하는데, 이 문제는 지도자의 정직성에 대한 부분”이라며 “온갖 중상모략 흑색선전을 조직적으로 계획하고 실행하는 민주당이 집권하면 어떤 일이 벌어질지 상상만 해도 끔찍하지 않나, 국민을 적폐라 말하는 계파패권주의 정치 이제는 끝장내야 한다”고 역설했다.

바른정당 유승민 후보 역시 북한인권결의안 표결 당시 문건 논란과 관련해 “대선전 분명히 진실이 밝혀져야 한다”며 “정부 부처에서 이에 관련된 자료가 있으면 다 내놓고 적극 협조한다면 오늘 당장이라도 진실을 밝힐 수 있다”고 주장했다.

홍준표 후보 부인 이순삼 여사는 지난 21일 울산을 찾은 자리에서 “입법·사법·행정을 두루 경험해본 후보는 남편 뿐”이라며 “어린시절 가난을 이겨내며 열심히 살았고 열심히 살며 노력하다보니 대통령 후보가 됐다. 고난을 이겨낼 줄 아는 강한 사람만이 지금의 어려운 대한민국을 지켜낼 수 있다”고 강조했다.

▲ 늘푸른한국당 이재오 대선후보가 지난 22일 울산시 울주군 언양시장에서 상인들과 악수를 하며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김동수기자 dskim@ksilbo.co.kr

늘푸른한국당 이재오 대선후보는 22일 오후 언양시장과 수암시장, 롯데호텔 앞, 태화강 일원에서 지지를 호소했다.

이 후보는 “대통령이 되면 기초선거를 없애고 국회의원은 100명 줄이겠으며, 4대 선거를 동시에 실시하고 행정구역을 개편해 정치갈등과 행정낭비를 없애겠다. 이런 과정을 통해 돈이 남으면 고교 졸업자 1인당 부모로부터의 독립자금 5000만원을 지원하겠다. 그리고 이 사업들을 1년 안에 마무리하고 대통령직에서 내려오겠다”고 강조했다. 이왕수기자 wslee@ksilbo.co.kr

■ 5·9대선 울산 표밭현장

▲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대선후보가 지난 22일 지지자들의 환호를 받으며 유세장인 롯데백화점 울산점 광장으로 들어서고 있다. 김동수기자 dskim@ksilbo.co.kr

롯데百 광장에 3천여명 모여

◇더불어민주당

지난 22일 롯데백화점 울산점 광장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대선후보의 울산 유세현장에는 3000여명의 지지자로 가득 찼다. 일부 지지자들은 문 후보의 대선 승리를 기원하며 꽃다발을 준비하거나 피켓을 직접 만들어와 흔들어 보였다.

특전사 헤어스타일을 한 꼬마아이는 손글씨로 ‘우리가 미래를 꿈꿀 수 있는 나라를 만들어주세요. 문재인 최고’라고 적은 편지를 문 후보에게 직접 전달했고, 한 노동자는 노후된 산업단지가 밀집한 울산을 안전한 도시로 만들어 달라는 의미로 ‘안전모’를 문 후보에게 선물하기도 했다.

이날 특전사 출신 자원봉사자 수십명이 배치돼 안전사고 예방활동을 벌였다.

민주당 울산선대위는 휴일인 23일 나들이객, 종교인, 보수층, 맞벌이부부 등을 겨냥해 신복로터리, 정자 활어직판장, 작천정, 대왕암공원, 교회 및 성당, 전통시장, 대형마트 등 곳곳을 돌며 문 후보 지지를 당부했다.

▲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선후보의 부인 이순삼 여사가 지난 21일 호계시장을 방문해 상인들과 악수하면서 홍 후보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관광지·종교시설 찾아 유세전

◇자유한국당

자유한국당 울산선대위는 사람들이 많이 몰리는 종교시설과 지역 유명 관광지를 찾아 유세를 벌였다. 남구갑 선대위는 23일 오전 9시부터 신정2동 대흥교회 앞에서 교회를 찾는 신도들을 상대로 선거운동을 벌였다. 중구 선대위는 복산오거리 인근 울산교회와 복산성당 앞에서 거리 유세를 했다.

봄나들이에 나선 시민들을 상대로 한 선거운동도 계속됐다.선대위는 울산대공원 정문 앞에 유세차를 배치했고, 일부 선거운동원들은 공원 안에서 시민들을 상대로 선거운동을 펼쳤다. 태화강 십리대숲 일원에서는 운동 중인 시민들을 상대로 한 선거운동이 이어졌다.

자유한국당은 지난 21일 발족한 중구 선거대책위원회를 비롯한 각 선거구별 선대위를 통해 주말과 휴일 동안 유원지를 집중적으로 공략했다. 21일 중구 선대위 발대식에 참여한 정갑윤 의원은 홍준표 후보의 동남풍에 힘을 모으자고 호소했다.

▲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가 지난 21일 울산시 남구 롯데백화점 앞에서 시민에게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장태준 인턴기자

저녁 8~9시 ‘무음유세’ 눈길

◇국민의당

국민의당 울산시당은 지난 22일 대선 유세 첫 주말을 맞아 울주군 언양시장과 덕하시장 등을 돌며 선거운동을 펼쳤다. 시당은 이날 오전 7시 남구 신복로터리를 시작으로 언양시장, 덕하시장, 태화로터리 등에서 유세를 진행했다. 이날 오후 8~9시 진행된 신복로터리 유세는 울산시민들의 편안한 밤을 위해 무음유세로 진행했다.

이영희 시당 위원장은 “팍팍한 삶에 지친 우리 국민들이 다시 꿈꾸며 살아갈 수 있도록 우리 대한민국의 심장박동 소리가 다시 커질 수 있도록 안철수를 압도적으로 지지해 달라”고 말했다.

23일에는 첫 휴일을 맞아 장생포고래박물관, 주전·정자 바닷가 등을 찾아 나들이객들을 대상으로 집중 유세활동을 펼쳤다.

▲ 바른정당 유승민 대선후보가 지난 22일 울산시농수산물시장을 방문해 유세를 벌이던 중 시민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김동수기자 dskim@ksilbo.co.kr

국회의원·시의원 지원유세

◇바른정당

경쟁 후보들에 비해 지지도가 낮은 바른정당은 지난 22일 유승민 후보 방문을 기점 삼아 경제와 안보를 강조하며 밑바닥 표심을 훑는데 주력했다.

지난 22일 공식 선거운동 후 울산을 처음 방문한 유승민 바른정당 대선후보는 공약 발표 후 곧장 울산 최대 상권밀집지역인 남구 삼산을 찾아 시민들에게 준비된 대통령 후보라는 이미지를 부각시키는데 노력했다.

바른정당 울산시당 선대위는 23일 오전 제18회 기박산성 의병 추모제가 열리고 있는 하나로마트 농소농협 주변에서 피켓 유세와 함께 전 북구청장을 지낸 강석구 선대위원장이 주민 한명 한명과 인사하며 유승민 후보 지지를 호소했다. 오후에는 바른정당 소속 4선 강길부 국회의원과 한동영 시의원, 울주군의원 등을 중심으로 울주 남창5일장을 공략했다.

주말 나들이객 표심 공략

◇정의당

정의당 울산선거대책위는 지난 주말 나들이객 및 여가생활을 즐기는 시민들을 대상으로 표심 공략에 주력했다.

울산선대위는 23일 유동인구가 많은 남구 신복로터리를 찾아 유세활동을 시작했다. 이날 아침 일찍부터 신복로터리는 나들이객들의 승용차 및 관광버스 차량 이동이 많았다. 선대위는 이날 시민들과 직접 인사하며 심상정 후보의 울산지역 주요 공약인 울산공공병원 설립 등을 강조하며 한 표를 지지해달라고 호소했다.

선대위는 동구 대왕암공원, 태화강 연등축제 행사장 등 시민들이 붐비는 곳을 집중적으로 찾아다녔다. 대선취재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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