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지방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는 24일 거액의 뇌물을 수수한 혐의를 받는 차정섭 경남 함안군수(66)에 대해 사전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경찰은 영장에 차 군수가 올해 초 함안상공회의소 회장 이모(71·구속)씨로부터 사업 편의를 봐달라는 부탁을 받고 5000만원가량을 수수한 혐의를 기재한 것으로 알려졌다.

차 군수는 지난 20일 경찰에서 2차 소환 조사를 받을 당시 이 씨에게서 돈을 받은 사실은 있지만 갚기로 하고 빌려 쓴 것이라며 대가성을 부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차 군수는 참고인 신분으로 소환됐다가 도중에 피의자로 전환된 지난 1일 1차 조사 때도 수뢰 혐의를 전면 부인한 바 있다.

경찰은 최근 차 군수 집무실과 자택 등지를 압수수색할 당시 차 군수에 대해 체포영장을 신청했지만, 법원은 “출석 불응 우려가 없다”며 기각한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은 영장에 기재한 혐의 이외에도 차 군수가 최측근인 비서실장 우모(45)씨를 포함한 각종 현안 사업 관계자 등으로부터 거액의 뇌물을 받은 것으로 보고 수사를 이어가고 있다.

경찰은 앞서 구속한 우씨가 관내 사업체 관계자 3명에게서 4억여원을 수수한 혐의를 조사하던 중 이 돈 일부가 차 군수에게 흘러간 정황을 포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우씨와, 우씨에게 돈을 건넨 혐의가 있는 관계자 3명을 뇌물수수 또는 뇌물공여 혐의로 줄줄이 구속했다.

경찰은 이 과정에서 “선거자금과 관련한 비리를 알고 있다”며 우 씨에게서 1억원을 뜯어낸 관내 모 일반산업단지 시행사 부사장(56)도 구속했다.

경찰이 이번 사건과 관련해 이미 구속한 6명 가운데 1명을 제외한 인물들이 차 군수 선거캠프 안팎에서 활동하는 등 차 군수와 친분이 있어 차 군수에게 흘러간 돈이 선거자금과 관련 있을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차 군수에 대한 영장실질심사 일정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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