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정혜 경제부

다음달 초 징검다리 연휴를 앞두고 울산지역 대기업과 중소기업간 휴일날 삶의 질 격차도 확연히 드러나고 있다. 지역 대기업 가운데 한화케미칼과 효성, LS니꼬동제련 등이 5월2일과 4일에 공동 연차 등을 이용해 9일간 휴무를 시행하는 등 ‘황금연휴’를 즐기는 반면 지역 중소기업들은 공휴일로 지정된 징검다리 휴일조차 쉬기 어려운 게 현실이다.

최근 실시한 중소기업중앙회의 조사에서도 설문에 응답한 전국 250개 중소기업 중 절반 정도만이 5월 초 징검다리 연휴 기간 임시 휴무계획이 있다고 답했고, 평균 휴무일은 1.5일에 불과했다. 이처럼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휴일 격차가 큰 것은 중소기업은 대기업 등에 납품 일정을 맞춰야 하는 데다 생산계획이나 업종 성격에 따라 공장가동을 멈출 수 없는 곳이 많기 때문이다.

대기업과 중소기업간 휴일 격차가 커지면서 쉬는 날 조차 차별과 불평등이 생기고 있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대기업 휴일과 맞춰 중소기업들도 함께 쉴 수 있도록 하는 분위기 마련이 필요하지만, 아직도 무리한 납품기한 요구 등으로 중소기업들이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아이러니한 점은 조선업 구조조정 등 울산의 주력제조업 침체로 인해 휴일없이 일하는 중소기업들은 그나마 상황이 나은 편에 속한다는 점이다. 지역의 조선 관련 중소기업들은 일을 하고 싶어도 일감이 없어 징검다리 연휴에 휴일을 지정해야 하는 상황이다.

정부는 당초 5월 초 징검다리 연휴 기간을 임시공휴일로 지정해 침체된 내수를 활성화하고 중소기업과 대기업간 휴일 격차를 해소하겠다고 했다.

그러나 대통령 선거가 5월9일로 앞당겨졌다는 이유로 임시공휴일 지정은 무산됐다. 해마다 명절 등 황금연휴가 생겨도 마음 놓고 쉴 수 없는 중소기업 직원들에게 황금연휴는 ‘그림의 떡’에 불과하다. 사회적으로도 큰 문제가 되고 있는 대기업과 중소기업간 양극화 격차를 줄이기 위해서는 원청기업의 납품기한 연장 등으로 연휴에서부터 격차를 줄여 함께 쉴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어 나가는 것이 필요할 때다.

서정혜 경제부 sjh3783@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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