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금력 취약 지적에 “사모펀드 KKR 등과 협조”

▲ 도시바 경영위기가 진행중이던 3월초 도시바메모리 주력공장인 욧카이치공장.

도시바의 메모리 반도체 사업 매각을 놓고 혼전이 계속되는 가운데 생산 면에서 제휴 관계인 미국 웨스턴디지털(WD)이 위기 극복용 자금 제공을 선언했다.

스티브 밀리건 WD 최고경영자(CEO)는 25일자 일본 언론들에 보낸 장문의 서한을 통해 “도시바가 현재의 위기를 탈출하는 데 필요한 자금을 제공하겠다”는 의사를 표명했다.

공동운영 중인 일본 욧카이치공장의 위상에 대해서는 ‘장기적인 개발과 생산의 핵심거점’이라고 규정하면서 투자를 계속하겠다고 했다. 아울러 “도시바의 모든 이해관계자가 장기적인 이익을 확보할 수 있도록 돕겠다”고 강조했지만 구체적인 지원방안에 대해선 밝히지 않았다.

밀리건 CEO는 미국과 일본의 기술융합 중요성 등에 대해서도 의견을 표명했다.

WD는 일본 히타치제작소의 하드디스크구동장치(HDD) 사업을 인수, 미국과 일본의 첨단기술을 융합해서 이 분야의 점유율을 올린 실적을 갖고 있기는 하다.

밀리건 CEO는 도시바와의 협업 의미에 대해 일본이 미국의 4위 무역국임을 들면서 “일본의 강점인 생산기술과 미국의 강점 기술혁신을 조합해 세계를 선도해 왔다”고 자평했다.

또 70년 이상 미일 양국은 서로 경제번영이나 안전보장에 기여해왔고 자연재해나 금융위기도 함께 극복했다면서 이는 ‘친구’이기에 가능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양국 발전을 위해 정부, 기업 민간차원의 밀접한 연대를 유지해 새로운 위협에 대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WD는 2016년 5월 도시바와 협업하던 미국의 샌디스크를 인수했다.

인수액은 WD의 연매출을 웃도는 170억 달러(약 19조 2000억 원)로 보유자금과 차입으로 조달했기 때문에 자금여력이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런 지적에 대해 WD 측은 미국 사모펀드 콜버그크래비스로버츠(KKR) 등과 제휴를 타진하고 있다고 밝히고 있어, 자금 조달은 펀드 등 타사와 협업을 추진할 전망이다.

그런데 블룸버그는 산케이신문을 인용해 “KKR이 일본정책투자은행 1000억 엔, 산업혁신기구 수천억 엔(약 수조 원) 등을 5월 2차 입찰 때 합작할 예정”이라며 도시바에는 20% 지분을 남길 방침이라고 전했다.

이 연합에는 WD 합류설도 나돌아 한국 SK하이닉스, 대만 훙하이(폭스콘), 미국 브로드컴과 WD 등 4개 진영으로 압축된 인수 후보들 사이에 진영을 넘나드는 합종연횡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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