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사로 이직하면서 설계도면 파일 등 유출…관리직원도 연루

▲ 압수된 증거물.

국가 핵심 뿌리기술 전문업체로 지정된 중소기업에서 자동차엔진 틀을 제작하는 기술을 유출해 다른 업체로 이직한 전직 연구원과 관리직원이 경찰에 적발됐다.

경기남부지방경찰청 국제범죄수사대는 산업기술의 유출 방지 및 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 등 혐의로 이모(30)씨와 김모(44)씨를 불구속 입건했다고 26일 밝혔다.

연구원 이씨는 2013년 말 A사에 입사해 자동차엔진 ‘다이캐스팅 금형’ 제작 분야를 담당하다가 지난해 상반기 퇴사, B사로 이직하면서 설계도면 파일 수십 개를 유출한 혐의를 받고 있다.

다이캐스팅 금형 기술은 액체상태의 금속을 고속·고압으로 주입해 자동차엔진과 같은 복잡한 형태의 틀(금형)을 제작하는 기술을 말한다.

국내 자동차 엔진 제작 업체는 A사가 납품한 엔진 제작 틀을 이용해 엔진을 만들어 현대차 등 자동차 생산업체에 납품하고 있다.

A사는 2014년 9월 중소기업청으로부터 이 기술을 국가 핵심 뿌리기술로 인정받았고, 정부지원금 14억여 원을 포함 총 20억 원을 투자해 다이캐스팅 금형 기술을 개발했다.

▲ B사가 자동차엔진 금형을 만드는 현장.

정부는 주조, 금형, 용접, 열처리 관련 기술 가운데 175가지 기술을 핵심 뿌리기술로 지정, 해당 업체를 지원하고 있다.

함께 입건된 김씨는 2011년 A사에 입사해 2015년 9월 퇴사하면서 제작된 금형 테스트 및 품질관리 비결이 담긴 파일을 유출, B사로 이직한 혐의를 받는다.

B사는 이씨와 김씨가 갖고 나온 자료를 바탕으로 금형 제품 4대를 제작, A사가 판매하는 가격보다 38% 저렴한 대당 1억 원을 받고 자동차엔진 제작업체에 납품한 것으로 조사됐다.

원래 반도체용 금형을 제작해 납품하는 B사는 자동차엔진 금형에까지 사업을 확장하면서 이씨 등을 기용했다.

경찰은 B사 법인도 함께 형사 입건하는 한편 뿌리기술을 보호하기 위해 기술 유출사범에 대한 수사를 강화하기로 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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