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올해 초 남해 바닷모래 채취 중단으로 모래 품귀현상이 나타난 틈을 이용해 흙덩어리를 바닷모래인 것처럼 속여 건설현장에 공급한 업자 5명이 부산경찰청 해양범죄수사대에 적발됐다. 사진은 업자들이 터 파기 공사현장에서 사토(모래가 섞인 흙)를 모으는 모습. 흙을 다량 함유한 골재를 넣어 만든 콘크리트는 강도가 떨어져 건축물의 안전을 위협한다.

부산의 동서를 연결하는 산성터널 공사에 불량모래가 반입돼 균열이 발생, 재시공한 것으로 경찰 조사 결과 밝혀졌지만 시공사와 부산시가 이를 은폐하려 해 빈축을 사고 있다.

부산경찰청 해양범죄수사대는 지난 24일 터파기 공사현장에서 나온 사토(모래가 섞인 흙)를 바닷모래라고 속여 판 업자 등 5명을 불구속 입건했다면서 부산 산성터널에도 불량모래가 반입됐다고 발표했다.

경찰은 또 부산 금정구 장전동 산성터널 공사현장에서 불량모래로 만든 콘크리트를 타설했다가 균열이 발생해 재시공했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내용이 당일 오전부터 언론에 보도됐다.

부산시는 다음날 오전 ‘해명자료’를 내고 “시공사인 포스코건설 관계자가 담당 경찰관과 면담한 결과 불량모래 반입에 따른 산성터널 재시공은 사실이 아닌 것으로 확인됐다”면서 “경찰도 언론에 산성터널은 확인되지 않았다고 설명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시공사의 주장만 듣고 사실 확인 없이 작성한 이 해명자료는 불과 몇 시간 후 경찰의 항의를 받고 슬그머니 철회됐다.

부산시 관계자는 26일 “산성터널 시공사 측이 불량모래 공급업체에서 모래를 받지 않았다고 주장해 해명자료를 냈는데 해당 업체에서 모래를 공급받은 사실이 뒤늦게 밝혀져 해명자료를 철회하고 사실관계를 확인 중”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산성터널에 공급된 모래는 불량(사토)이 아니라 강모래여서 재시공한 사실은 없는 것으로 구두 보고를 받았다”면서 “감리업체에 공문 제출을 요구한 상태”라고 밝혔다.

그러나 산성터널 공사 하청업체인 S건설의 현장관리 담당자는 경찰에서 “올해 1월 20일부터 2월 25일까지 문제의 모래 공급업체에서 14차례 납품받은 골재 238㎥가 애초 계약한 강모래인 줄 알고 콘크리트를 만들어 타설했는데 균열이 발생해 일부를 제거하고 재시공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부산시와 시공사의 주장과는 정면 배치되는 것이다.

경찰 관계자는 “지난 24일 부산경찰청을 방문한 시공업체 관계자들에게 사실관계를 설명했는데 다음 날 부산시에서 황당한 해명자료가 나와 엄중히 항의했다”면서 “왜 있는 사실을 없는 것처럼 만들려고 하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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