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류 생존의 필수품인 석유·전기
에너지 산업 30년 이상 성장 전망
울산 에너지산업 육성에 주력해야

▲ 김종용 에너지경제연구원 대외협력홍보팀장

대한민국 인구의 거의 절반이 거주하는 서울·경기·인천 등 수도권 지역의 과밀화 해소와 상대적으로 낙후된 타 지역 경제 활성화를 위해 추진된 정부의 공공기관 지방이전 정책으로 에너지경제연구원이 울산에 신청사를 짓고 이주한지 28개월이 지나가고 있다.

에너지경제연구원이 ‘달을 머금은 산’이라는 지명에서 유래한 함월산(含月山) 기슭에 터를 잡은 관계로 가끔 밤늦게까지 일하다 머리를 식힐겸 옥상에 올라가 하늘에 떠있는 달을 바라보는 것이 평범한 연구원 생활 가운데 느끼는 즐거움 중에 하나다. 주로 밤하늘에 뜨는 달은 크게 초승달, 상현달, 보름달, 하현달, 그믐달 등 5가지로 구분한다.

‘서당 개 삼년이면 풍월을 읊는다’고 울산에서 생활한지 3년차가 되고 명색이 경제를 연구하다 보니 울산을 이끌어 가고 있는 3대 주력산업인 조선해양·자동차·석유화학의 미래에 관해서 생각을 해보게 되었다.

울산의 주력 산업인 조선해양은 유가 하락으로 인한 세계적인 불황과 중국 등 신흥개발도상국들의 저임금을 바탕으로 저가 수주공세 때문에 하현달에서 그믐달로 가고 있다고 판단된다. 또 울산의 주력 산업인 자동차 산업은 우리나라를 자동차 생산 세계5위권으로 끌어 올리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그러나 글로벌 시장 확보를 위한 외국 현지에서의 생산 공장 건설 및 광주 등 타 도시에서 생산 공장을 유치하려는 노력 등으로 인해 보름달에서 하현달로 가고 있다고 판단이 된다. 반면 울산의 주력 산업인 석유화학 산업의 중심인 정유 산업은 2015년 약 2조4000억원, 2016년에는 약 4조5000억원의 흑자를 기록, 보름달로 향해가고 있다.

정유 산업이 이처럼 흑자를 내고 있는 이유와 관련, 에너지경제연구원에서 발간한 ‘한국의 정유 산업 정책 방향’ 보고서에 따르면 첫번째 원인은 정유 산업은 대표적인 장치산업으로 규모가 클수록 경제성이 좋아지는 ‘규모의 경제’ 원리가 적용되는 특징이 있다. 2015년 기준으로 우리나라의 평균 정제 설비 규모는 59만b/d로 아·태 지역의 주요 경쟁국인 싱가포르 45만b/d, 대만 36만b/d, 인도 28만b/d, 중국 21만b/d, 일본 17만b/d보다 압도적인 비교우위에 있다. 두번째는 높은 정제 설비 가동률에 있다. 2015년 기준으로 우리나라의 평균 정제 설비 가동률은 거의 90%에 육박, 아·태 지역 평균인 85%보다 약 5%포인트 높다. 울산에는 현재 가동 중인 국내 4개 정유시설 중에서 2개가 있으며, 2015년 기준으로 전체 정유 처리량의 61.2%를 담당했다.

이렇듯 울산의 2대 주력업종인 조선해양 및 자동차 산업이 침체기로 접어들고 있다고 하면 울산의 정유 산업은 향후 고도화 설비 신규 투자 등 여러 가지 상황으로 보아 상현달에서 보름달로 가고 있다고 판단이 된다.

또 현재 울산의 주력산업은 아니지만 원자력발전소는 경북 울진 한울 6기, 경북 경주 월성 6기, 전남 영광 한빛 6기, 부산 기장 고리 4기 및 신고리 2기 등 6기, 울산 울주군 신고리 3호기 등 총 25기가 준공돼 있다. 그리고 신고리 4호기는 거의 공사가 완료 단계이며, 5·6호기도 건설 중에 있다. 다음달 9일 새 정부가 출범해 원자력 발전을 축소한다고 해도 1기당 약 2조5000억원의 공사비가 투입돼 이미 건설 중인 신고리 5·6호기의 공사 중단을 명령하기는 쉽지 않다. 따라서 2020년대 초반 전국의 가동 예정인 30개 원자력 발전소 중에서 4기를 가지게 되는데, 총 설비 용량으로는 18.6% 규모다.

인류가 생존을 지속하는데에는 석유 및 전기가 필수품이다. 그러므로 울산의 에너지 산업은 앞으로 최소한 30년 이상은 발전을 해 나갈 것이다. 이같은 의미에서 에너지경제연구원이 중심이 돼 울산시와 더불어 울산 혁신도시로 이전한 한국석유공사, 한국동서발전과 함께 울산을 에너지 산업수도로 육성하기 위해 ‘(사)울산에너지 포럼‘ 설립을 준비 중에 있는 것은 매우 뜻 깊은 사례라고 여겨진다. 내친김에 울산을 에너지 산업 수도로 육성했으면 어떨까 싶다.

김종용 에너지경제연구원 대외협력홍보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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