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구천 국립합창단 예술감독 겸 상임지휘자·합창지휘박사

우리나라를 비롯한 전 세계 오페라 무대에서 많이 연주되는 오페라 중 하나가 모차르트의 ‘Cosi fan tutte’라고 단언할 수 있다. 매년 우리나라의 오페라단에서 정말 많이 연주되기 때문에 오페라 제목도 이탈리아어로 그대로 통용되기도 한다.

번역제목은 ‘여자는 다 그래’로 알려져 있으나 Cosi 이처럼, fan(원형은 fare) 행하다, tutte 모두(물론 여성에게 쓰는 형용사)이므로 직역하면 ‘모두 그러하다’라고 번역되어진다. 그래서 굳이 말하자면 ‘Donna Cosi fan tutte’라고 써야 이해하기 쉽다. 이 오페라의 제목은 모차르트의 다른 오페라인 ‘피가로의 결혼’에 나오는 대사 중 한마디인 ‘Cosi fan tutte’에서 따왔다는 사실도 알아둘만한 정보다.

모차르트가 작곡한 오페라는 크게 오페라세리아(심각한 내용의 오페라), 오페라부파(코믹한 내용의 오페라), 징슈필(독일어로 쓰여진 민속적인 연극 형태로서 노래가 풍부하게 삽입되어 있는 오페라) 세 종류로 나누어진다. 이 작품은 모차르트가 남긴 마지막 오페라부파로서 오스트리아 황제 요제프 2세의 의뢰를 받아 1789년 작곡하고, 이듬해인 1790년 빈의 호프부르크극장에서 초연했다. ‘피가로의 결혼(Le Nozze di Figaro)’ ‘돈조반니(Don Giovanni)’에 이어 대본작가 로렌쪼 다 폰떼(Lorenzo da Ponte)와 함께 만든 세 번째 작품이다.

2막으로 구성된 이 오페라의 내용은 여자의 마음을 믿을 수 없다고 풍자하고 있다. 부제는 ‘연인들의 학교’이다. 남녀 간의 신뢰와 사랑을 재치 있고 가볍게 묘사했다. 19세기에는 주제가 부도덕하다 하여 비판을 받기도 했으나 그 이후에 뛰어난 작품으로 인정받고 있다. 특히 희가극을 위한 모차르트의 작품 중에서도 관현악 구성이 가장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는다.

세계의 많은 오페라 애호가들의 사랑을 받고 있을 뿐 아니라 재미도 있는 이 오페라의 제목이 어디서 유래했는지, 그 본뜻과 내용까지 알고 보면 더욱 이해가 쉽고 흥미진진해진다.

구천 국립합창단 예술감독 겸 상임지휘자·합창지휘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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