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기 떨어진 잔존 대원들도 탈출·투항 가능성

▲ IS 격퇴전 동맹 시리아민주군 대원들.

극단주의 무장세력 이슬람국가(IS) 대오에서 이탈하는 외국인 조직원들이 늘면서 터키 남부 국경지대가 이들의 탈출 루트가 되고 있다.

시리아에서 IS의 위세가 꺾이면서 외국인 대원들은 고국으로 돌아가거나 유럽에서 재건을 도모하기 위해 터키 남부 국경을 거쳐 탈출을 시도하고 있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IS 통치 지역에서 탈출해 터키로 들어가려다 지난주 터키 국경 경찰에 붙잡힌 2명의 영국 국적자와 미국인 한 명의 사례를 들며 IS가 외국인 조직원들의 엑소더스(대탈출)에 직면해 있다고 2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신문에 따르면 반(反) IS 동맹군이 북동부 지역 락까와 탑카를 향해 지상 공세를 강화하면서 최후 보루를 지키던 IS 병력이 급격히 줄어들고 있다.

락까와 탑카는 지난 4년간 외국인 대원들이 집중 배치됐던 곳이다.

신문은 터키와 유럽 관리들을 인용, 2013년 이후 IS에 합류했던 조직원들 가운데 출신국으로 돌아가기 위해 자국 대사관을 접촉하는 대원들이 늘고 있다고 전했다.

이념적으로 열성적인 조직원들은 탈출 대열에 섞여 터키로 잠입한 뒤, 다시 유럽으로 넘어가 쇠락해가는 칼리프 국가를 위해 복수의 기회를 노리려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들 가운데는 IS 대외조직의 쟁쟁한 조직원들도 들어 있는 것으로 서방 정보당국은 보고 있다.

이들은 영국, 프랑스, 벨기에 등 유럽 여러 나라와 호주 등지에서 IS에 합류한 조직원들이다.

특히 이념적으로 무장이 잘 된 250여 명이 2014년 말부터 2016년 중반 사이 유럽으로 스며들었다.

이들 대부분은 삼엄한 국경을 통과한 뒤 터키를 거쳐 유럽으로 들어갔다.

터키 경찰은 올해 초 밀입국하려던 일단의 IS 조직원들을 적발, 이들의 정교한 밀입국 경로를 분쇄했다고 발표했지만, 일부는 아직도 IS 조직원들의 밀입국 경로로 활용되고 있다.

런던 킹스칼리지 급진화 문제 국제연구소의 시라즈 마헤르 부소장은 가디언에 “IS에 대한 압박이 고조되면서 향후 수개월이나 수년 내 위협이 급속 고조될 가능성이 있다”며 “유럽이 경계를 강화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이라크 북부 쿠르드자치정부의 마스루르 바르자니 치안장관은 “IS와의 싸움은 정보전으로 성격이 바뀔 것”이라며 IS를 격퇴해 영토를 탈환하면 외국인 지원병 모집을 막을 수 있고, 잔존 외국인 대원들의 사기도 떨어져 투항하거나 탈출을 시도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그는 외국인 대원들이 자국으로 돌아가는 순간 위협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을 간과해선 안 된다고 지적했다.

IS에 가담하기 위해 시리아로 들어간 외국인 자원자들은 최대 3만 명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된다.

미국 정부는 이들 가운데 2만 5000명이 사망한 것으로 보고 있다.

영국인도 약 850명이 IS나 알누스르 전선 같은 지하드 단체에 가담했다가 절반가량이 돌아오고, 200여 명은 사망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IS가 시리아와 이라크에서 다음 단계 공격을 준비하는 가운데 가장 강경하고 열성적인 조직원들은 사막지대로 후퇴한 것으로 알려졌다.

마헤르 장관은 그러나 유럽과 서방 출신 조직원의 상당수가 조직에 대한 신뢰를 잃고 탈출하거나 투항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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