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츠버그 은고페이, 27일 콜업해 2타수 1안타

▲ 아프리카 선수 중 최초로 메이저리그 현역 로스터에 이름을 올린 기프트 은고페이.

남아프리카공화국 출신 피츠버그 파이리츠 내야수 기프트 은고페이(27)가 대수비로 그라운드를 밟았다.

미국 메이저리그와 아프리카 야구 역사가 바뀌는 순간이었다.

은고페이는 27일(한국시간)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피츠버그 PNC 파크에서 열린 2017 메이저리그 시카고 컵스와 홈 경기에서 ‘역대 1호 순수 아프리칸 메이저리거’의 꿈을 이뤘다.

피츠버그는 4회초 1사 2루에서 투수와 2루수를 한꺼번에 교체했다.

벤치에서 경기를 시작한 은고페이는 이때 필 고슬린을 대신해 2루수로 나섰다.

감격스러운 데뷔를 한 은고페이는 바로 타격 기회까지 얻었다.

4회말 선두타자로 나선 은고페이는 지난해 내셔널리그 최우수선수인 존 레스터를 공략해 중전 안타를 쳤다.

데뷔 타석에서 안타를 쳐낸 은고페이는 더 큰 감격에 젖었다.

이후 두 타석에서는 볼넷을 얻고, 삼진을 당했다.

이날 피츠버그가 6-5로 승리해 은고페이는 맘껏 메이저리그 데뷔를 기뻐할 수 있었다.

MLB닷컴은 이날 경기 전 “피츠버그가 은고페이를 현역 로스터(25인)에 등록했다”고 전하며 “메이저리그 역사상 최초의 아프리카 선수다”라고 설명했다.

피츠버그는 주전 3루수 데이비드 프리스가 허벅지 통증을 안고 있어 백업 내야수가 필요했다.

결국 ‘사상 첫 리투아니아 출신 메이저리거’인 우완 투수 도비다스 네브로스카스를 트리플A 인디애나폴리스 인디언스로 내려보내고, 은고페이를 메이저리그 무대로 불렀다.

은고페이는 2008년 9월 피츠버그와 계약할 때부터 주목받았다.

그는 남아공 최초의 흑인 프로야구 선수다.

남아공 하우텡의 야구클리닉에서 야구를 배운 은고페이는 피츠버그와 계약하며 프로 생활을 시작했다.

2009년 루키리그에서 출발한 그는 성장을 거듭했고, 2015년에는 트리플A에 진입했다.

피츠버그는 2015년 은고페이를 40인 로스터에 포함하며 ‘빅리그 진출이 가능한 선수’로 분류했다.

2010년부터 올해까지는 8년 연속 메이저리그 스프링캠프에 초청받았다.

그동안 은고페이는 뛰어난 수비가 강점으로 꼽혔다.

그러나 올해부터는 타격 재능도 과시하기 시작했다.

올해 스프링캠프에서는 타율 0.429(42타수 18안타)를 기록했다.

정규시즌 직전, 트리플A로 내려간 그는 정규시즌에서 타율 0.241(58타수 14안타), 1홈런, 4타점을 올렸다.

메이저리그 정규시즌 데뷔전에서도 2타수 1안타 1볼넷으로 활약했다.

아프리카는 야구 불모지다.

남아공은 아프리카 국가 중 유일하게 국제대회에 야구 대표팀을 내보낸다.

하지만 남아공에서도 야구는 백인이 즐기는 스포츠였다.

메이저리그에도 아프리카 혈통을 지닌 선수는 많지만 아프리카 국적을 가진 흑인 선수는 은고페이 전에는 찾을 수 없었다.

은고페이는 주로 유격수로 뛰었지만, 올해에는 3루 수비 훈련도 많이 했다.

음주사고 여파로 아직 비자 발급을 받지 못한 강정호의 대체 자원 중 한 명으로 꼽혔다는 해석도 가능하다.

일단 은고페이는 데뷔전에서 강렬한 인상을 심었다.

메이저리그가 추구하는 ‘야구 세계화’의 상징이 될 수 있는 선수라, 더 큰 관심을 받을 가능성이 크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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