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체벌 일삼은 교장 ‘아동학대 혐의’ 형사 입건 방침

▲ 경남도교육청.

최근 학생 폭력 등 여러 의혹이 제기된 경남의 한 기숙형 대안학교에서 각종 불법 행위가 교육당국 감사 결과 확인됐다.

경남도교육청은 27일 오후 도교육청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도내 모 기숙형 대안학교에 대해 지난 17일부터 26일까지 실시한 특정감사 중간 결과를 발표했다.

감사 내용을 보면 현재 사직 상태인 해당 학교 교장은 ‘체벌 동의’ 항목이 포함된 ‘교육방법 동의서’를 학부모로부터 받아 학생들에게 체벌을 했다.

도교육청은 체벌은 그 자체로 허용되지 않는 행위라면서도 이 부분과 관련한 수사 및 관련자 처벌은 경찰이 담당한다고 설명했다.

이 학교에서는 학교법인 설립 허가 연도인 2015년부터 올해까지 학생간 학교폭력이 43건 발생했지만, 학교폭력대책 자치위원회를 열지 않는 등 공식 절차를 어긴 것으로 도교육청은 확인했다.

학부모끼리 합의를 종용하는 등 자체 무마에만 급급했다고 도교육청은 설명했다.

회계 관리도 사실상 엉망이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도교육청은 공식 직책을 맡지 않은 교장 부인이 학생들에게서 기숙사비·급식비 등 비용으로 받은 교육비 가운데 2000여만 원을 본인이 운영하는 서당 차량 구입비 등으로 쓴 점을 확인했다.

또 입학금 1000여만 원을 교장 부인 통장으로 수납한 뒤 학교 명의 교육비 계좌로 넘기지 않고 쓴 것으로 파악했다.

교장 부인은 이밖에도 학교 회계를 담당하면서 예산·지출 계획 등을 세우지 않고 자금을 임의 지출했다고 도교육청은 덧붙였다.

도교육청은 이밖에도 학교 시설관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교육환경이 열악한데다 교직원들이 주 65시간 근무에 임금 150만∼200만 원을 받는 등 교직원 처우가 열악한 점 등도 확인했다.

도교육청 측은 “감사 결과를 정리한 다음 부교육감이 위원장인 도교육청 대안학교설립운영위원회에서 해당 학교의 인가 취소 여부 등을 검토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한편 경찰도 해당 학교의 불법 의혹에 대해 수사를 진행 중이다.

경찰은 지난 24일 학교 교장실·교무실·기숙사 등지를 압수수색, 폭행에 쓰인 목검 등 도구를 확보했다.

전학생·졸업생 피해자와 참고인 등 22명으로부터 진술을 확보한 경찰은 교장이 학생들에게 정도를 벗어난 폭행을 상습적으로 했다고 보고 있다.

경찰은 이날 오후 교장을 아동학대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으로 형사 입건해 조사할 방침이다.

경찰은 교장뿐만 아니라 학생 폭행 등 의혹을 받는 전·현직 교사 등 여러 명을 향후 추가 입건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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