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달러화.

이라크 무장세력에게 잡힌 카타르인들의 석방을 위해 준비된 천문학적 몸값이 화제가 됐다.

영국 일간지 인디펜던트가 입수해 26일(현지시간) 공개한 이라크 정부 기밀문서에 따르면 카타르 왕족을 포함한 인질 24명의 석방을 위해 무장단체에 지급하려던 자금은 무려 5억 달러(5650억 원)에 달했다.

이들 카타르인 일행은 2015년 12월 16일 이라크 남부 알무탄나 주 사막에서 매사냥을 하다가 현지 괴한 100여 명에게 붙잡혔다.

이라크 정부 문건에 따르면 이들은 인질 협상이 타결됨에 따라 지난 21일 이라크 주재 카타르대사관에 넘겨져 출국했다.

인디펜던트는 “역사상 최대 인질 몸값일 수 있다”며 이 같은 거액이 이라크에 현금으로 반입될 때 풍경을 소개했다.

▲ 매사냥을 즐기는 아랍인.

이라크 바그다드 국제공항 관리들은 석방되는 인질을 태우고 가겠다며 지난 15일 입국한 카타르 항공기에서 수상한 가방 23개를 적발했다.

특수물질로 둘러싸여 X-레이 검사 때 화면에 시커멓게만 비치는 이들 가방을 열어보니 내용물은 모두 돈다발이었다.

달러화, 유로화는 세어보니 5억 달러에 달했다.

이라크 정부는 카타르로부터 인질 몸값이라는 해명을 들었으나 신고되지 않았다며 자금을 모두 압수했다.

주이라크 카타르 대사와 왕실의 특사가 해당 항공기에 탑승하고 있었으나 이들은 이라크 정부에 외교적 면책을 미리 구하지 않았다.

인디펜던트는 카타르가 무장세력 측이 금품수수를 담당할 요원들을 공항에 미리 배치했을 것으로 믿고 있었다고 보도했다.

하이데르 알아바디 이라크 총리는 “무장세력에게 수억 달러를 주는 것을 용납할 수 없다”는 입장을 견지했다.

카타르에서 가져온 거액 현금은 이라크 정부에 차단돼 무장세력에게 전달되지 않았으나 인질들은 풀려나 귀국했다.

인디펜던트는 이슬람 수니파 무장세력이 시리아 내에서 점령하고 있는 시아파 마을들을 둘러싼 카타르, 이란, 무장세력 자바트 알누스라, 시아파 민병대 사이의 협상과 인질들의 석방이 연계됐을 수 있다고 추정했다.

걸프 지역의 부호들은 겨울에 이라크, 파키스탄, 아프가니스탄 등의 사막에서 캠핑하면서 매사냥을 즐기곤 한다.

이번에 카타르 일행이 납치된 지역은 시아파가 주로 거주하는 곳으로 수니파 무장세력 ‘이슬람국가’(IS)의 영향력은 별로 없는 곳으로 전해졌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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