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황세연 울산119화학구조센터장

2012년 구미불산사고를 계기로 화학사고에 대한 정부, 유관기관 및 지방자치단체의 신속하고 효과적인 대응을 위한 대책으로 울산을 비롯한 전국 6개 거점지역에 화학재난합동방재센터가 개소했다. 울산화학재난합동방재센터는 2014년 삼산동 임시청사에서 개소해 운영돼오다 지난해 12월 울주군 청량면 신일반산업단지 신청사로 이전해 화학사고 예방 및 대응 업무를 체계적으로 전개하고 있다. 현재 국민안전처 소속 울산119화학구조센터, 환경부 소속의 환경팀, 고용노동부 소속의 중대산업사고 예방센터, 한국가스안전공사, 한국산업단지공단, 울산시 등 총 45명이 협업하며 임무를 수행하고 있다.

울산화학재난합동방재센터가 개소한 이래 지난 3년 동안 울산지역의 화재, 폭발, 누출 등과 관련된 출동이 약 160여 차례 있었다. 그 중 특별히 관심을 끄는 사고 대응사례로는 2014년 4월4일 대규모 원유저장탱크의 부속설비 고장으로 약 15만 배럴의 원유가 누출된 사고가 있었다. 대규모 화재 및 환경오염이 우려된 상황이었으나 울산소방, 울산합동방재센터, 사업장의 체계적인 협력대응으로 큰 재난으로 이어지지 않고 수습이 잘 되어 정부 3.0 협업 우수사례로도 선정된 바 있다.

그동안의 사고사례 및 출동경험을 기초로 다음과 같이 제안하고자 한다.

첫째, 사고대응력 향상을 위한 장비보강 및 훈련시설 설치가 필요하다. 그동안 국가적인 차원에서 화학사고 등에 전문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국민안전처 중앙119구조본부 소속의 화학구조센터를 합동방재센터내 설치했으며 사고대응 전문인력 양성과 특수차량 및 장비를 보강했다. 이러한 조직이 제대로 역할을 하기 위해서는 지속적으로 대응인력의 전문화 및 대응장비의 보강이 필요하다. 사고시 신속한 위험성파악을 위한 측정 장비, 화학물질 누출사고시 효과적으로 차단할 수 있는 누출차단장비, 실전적인 대응훈련을 위한 훈련프로그램 도입 및 훈련시설 등의 설치가 필요하다.

둘째, 재난관리 통합데이터베이스 구축이 필요하다. 화학사고 대응시 정보는 매우 중요하다. 사고의 단서를 파악하고 사고와 관련된 화학물질의 위험 특성에 의한 근로자 및 시민의 안전, 환경에 미치는 위해요소 그리고 효과적인 대응방법을 찾기 위해서는 정보가 사고대응의 핵심적인 요소이다. 현재 여러 소관법규에 의해 관리되고 있는 화학물질 제조·저장·취급·유통, 지하배관망 그리고 방제 등에 의한 정보를 각 재난 대응기관이 공유할 수 있도록 통합 데이터베이스를 시스템적으로 구축하여야 한다.

셋째, 사고피해영향 분석결과를 토대로 한 위험관리 대책수립이 강구돼야 한다. 화학사고에 대한 예방 및 사고시 피해 최소화 대책으로는 다중 방호체계 등 기술적이고 시스템적인 준비가 되어 있다. 하지만 화학과 관련된 재난은 발생 확률, 규모나 시기가 불확실한 특징이 있다. 그에 대비하여 현재 법령에 의해 최악의 경우(Worst Case)까지 대비한 사고피해영향분석을 하도록 되어 있어 이를 기반으로 재난의 대비 및 대응계획을 체계적으로 수립하는 것이 필요하다.

넷째, 지역 재난관리 위원회가 구성 및 운영돼야 한다. 위와 같이 재난관리 목적상 최악의 경우까지 공개시 부정적인 여론 형성이 형성될 수 있으며 기업의 입장에서는 잠재 위험(Potential Risk)에 대해 시민들의 과도한 위기의식을 경계하는 것도 현실이다.

따라서 시민의 과도한 우려는 불식시키고 실질적이고 과학적인 재난관리 계획 수립이 가능하도록 행정, 기술, 사업장, NGO 등 각 분야의 재난관리의 전문가가 참여한 위원회를 구성해 예상 문제점을 도출하고 재난관리계획을 수립해야 한다. 위원회에서는 행정적이고 기술적인 검토를 통해 피해 경감 및 최소화 대책 수립 등 전략적인 제안과 총괄적인 추진이 되도록 해야 한다. 그리고 위원회는 일회성이 아닌 상설 기구화해 울산시와 지속적으로 같이 나아가야 한다. 안전한 도시 울산 건설은 시 발전에 있어 필수 불가결한 요소이므로 올바른 정책수립과 집행에 최선을 다해 나가야 할 것이다.

황세연 울산119화학구조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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