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MW의 신형 5시리즈 일부 모델이 한국에서 판매되지 않는 타이어를 장착한 모델로 연비인증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30일 BMW와 에너지관리공단 홈페이지에 따르면 BMW가 최근 출시한 신형 530i 모델은 17인치 타이어 기준 ℓ당 11.2km의 복합연비가 에너지관리공단에 등록됐다.

하지만 이 모델은 17인치가 아니라 18인치 타이어가 장착된 모델만 국내에서 판매 중이라고 BMW코리아는 밝혔다.

또 530d 모델의 경우는 18인치 타이어 기준 ℓ당 13.5km의 복합연비가 에너지관리공단에 등록돼 있다. 그러나 이 모델은 19인치 타이어 장착 모델만 국내에서 판매되고 있다.

일반적으로 타이어가 커질수록 무게와 노면에 닿는 면적이 늘어 연비가 다소 떨어진다.

BMW 530i와 530d 실제 시판 모델의 타이어 크기와 연비인증을 받은 타이어 크기가 1인치씩 차이가 나는 등 일치하지 않는 것은 소비자들에게 혼선을 불러일으킬 수 있어 문제라는 지적이 나온다.

BMW는 과거에도 비슷한 논란을 겪었다.

2015년 6월 BMW 118d 출시 당시에도 연비를 16인치 타이어로 신고했지만, 실제 시판 모델은 17인치 타이어 모델이었다.

2014년 12월에도 미니(MINI)의 3세대 모델 출시 당시 시판 차량보다 1인치 작은 타이어를 장착해 연비인증을 받은 바 있다.

이번 신형 5시리즈 중에서 논란이 된 신형 530i, 530d와 같은 시기에 출시한 520d 모델의 경우는 시판 중인 18인치 모델로 인증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5시리즈 중에서 연비가 상대적으로 좋은 520d는 시판 모델로 연비인증을 받고, 530i와 530d는 연비를 만회할 수 있도록 하려는 의도가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한다.

이에 대해 BMW코리아는 연비를 위해 인위적 조치를 한 게 아니며, 법적으로도 전혀 문제 될 게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BMW코리아는 “에너지 관리공단에 신고된 타이어와 실제 판매되는 타이어의 사이즈가 틀리긴 하다”면서도 “정부에 낸 제원 통보서에 판매할 타이어 사이즈에 대한 신고를 모두 마쳤기 때문에 법적으로는 아무 문제가 없다”고 주장했다.

또 “타이어 인치 수와 연비가 꼭 직결되지는 않는다”면서 “요즘은 사후 자기인증절차를 추후에 거쳐야 하므로 연비와 관련해 오히려 보수적인 수치를 제출한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다른 업체들은 시판 모델로 연비를 인증받고 있다.

수입차 경쟁사인 메르세데스-벤츠의 경우 E300(18인치), E350d(19인치), E220d(18인치) 등 E클래스 모델에 대해 모두 현재 판매 중인 타이어를 기준으로 각각 연비인증을 받았다.

국산차 제네시스 G80의 경우는 장착 엔진과 타이어 크기에 따라 6개 조합으로 연비를 각각 인증받았다.

업계 관계자는 “연비는 소비자가 자동차를 구매할 때 가장 중요시하는 정보 중 하나인데 실제로 팔지 않는 제품의 연비를 쓰는 것은 소비자를 속이는 행위”라며 “비슷한 일이 반복되는 것은 과거에도 별다른 제재가 없었던 탓”이라고 지적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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