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의 대기가 심상찮다. 공해도시의 오명을 벗고 생태도시로 거듭났다고는 하나 올 봄 들어 우리나라 첫 ‘오존주의보’가 울산 남구에서 시작됐다. 울산 남구는 30일 오후 1시 기준으로 시간당 대기 중 오존농도가 0.121ppm을 기록했다. 오존주의보는 대기 중 오존 농도가 1시간 평균 0.12ppm 이상일 때 내리는 오존경보제의 첫 단계이다. 대기환경보존법은 오존 경보를 주의보, 경보, 중대경보의 세 단계로 나누고 있다. 오존 농도가 1시간 평균 0.30ppm 이상이면 오존경보, 0.50ppm 이상이면 중대경보를 발령한다. 1일에도 울산의 오존예보는 나쁨(0.091~0.150ppm)으로 예고돼 있다.

기온이 높아지는 여름철에 접어들면 오존(O2) 농도가 증가한다. 오존은 성층권에서 존재할 경우 태양으로부터 나오는 해로운 자외선을 흡수해 지구상의 생명체를 보호하는 방호막 역할을 하지만 지표면에서 생성되는 오존은 인체에 해를 준다. 문제는 오존주의보는 마스크로도 막을 수가 없다는 것이다. ‘황사주의보’와 ‘미세먼지주의보’가 내려질 경우 초미세먼지를 걸러주는 마스크를 착용하면 예방이 가능하지만 오존은 기체이기 때문에 마스크도 소용이 없다. 오존에 노출되지 않으려면 바깥활동을 하지 않는 것이 좋다. 오존을 흡입할 경우 맥박과 혈압이 감소하고 어지러움을 호소하는 증상이 나타나고 심할 경우 눈염증과 폐손상을 초래하기도 한다. 특히 면역력이 약한 어린아이와 노약자들은 오존에 노출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오존은 사람 뿐 아니라 농작물과 식물에도 큰 피해를 준다.

울산시는 오존관리에 각별한 관심을 가져야 할 때다. 올해 첫 오존주의보가 울산 남구에서 발생했다는 것은 그만큼 울산의 대기오염이 심각하다는 것을 말해주는 것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오존은 태양광선이 강해지는 여름철에 증가하기 마련이지만 자동차 배기가스나 공장 매연에 포함된 이산화질소의 증가도 중요한 원인으로 꼽히기 때문이다. 이산화질소(NO2)의 산소원자 2개와 공기 중의 산소가 광화학반응을 일으켜 오존을 만든다. 때문에 자동차 통행량이 많은 도시와 휘발성유기화합물 사용이 많은 공단지역에서 오존농도가 높게 나타난다.

울산이 다른 도시에 비해 유독 오존경보가 잦아진다면 다시 공해도시라는 오명을 쓸 수도 있다. ‘울산방문의 해’는 말할 것도 없고 관광산업 활성화도 어려워질 게 뻔하다. 대기환경 개선을 위한 특단의 조치가 절실하다.

 

저작권자 © 경상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