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에어쇼에서 F-35기 사진 앞에서 기자회견에는 제작사 대표.

도널드 트럼프 정권이 출범 100일을 넘기면서 가장 큰 수혜업종이 미국 방산업계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고 아사히(朝日)신문이 2일 보도했다.

트럼프가 밀어붙이고 있는 미국 우선주의와 동맹국에 대한 방위비 분담 증액 요구 등에 힘입어 미국 방산업체의 주가가 사상 최고 수준으로 치솟고 있기 때문이다.

4월 초 워싱턴 근교에서 열린 미국 방산업계 행사장에는 항공기 메이커인 록히드 마틴과 보잉 등 유명 방산업체들이 모두 부스를 설치하고 항공모함과 전투기 시뮬레이터, 드론 등의 모형을 장소가 비좁을 정도로 전시했다.

행사에 참가한 금융업계 애널리스트는 “지금처럼 낙관적인 때가 없었다”고 흥분한 어조로 말했다.

이에 앞서 3월 말 백악관 근처 호텔에서 열린 한 행사에서 셰이 아사드 국방부 방위장비가격국장은 방산업계와 투자회사 대표 수백 명을 상대로 “앞으로 4년간 상당한 프로그램이 추진될 것”이라면서 “기대되는 시기”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트럼프 정부는 국방예산을 540억 달러(약 612조 원) 늘리겠다고 밝혔다.

백악관 국가무역위원회(NTC)는 무역과 안보를 “연결하는 역할”을 맡아 군수산업이라는 미국 “제조업”의 수준을 끌어 올린다는 방침이다.

실제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29일 제32호 행정명령에 서명하며 백악관에 ‘무역·제조업 정책국’(OTMP) 신설을 지시했다.

이 기구의 임무는 미국 노동자와 제조업체들을 보호하는 한편 경제 성장과 무역적자 축소, 미국 제조업 및 방위산업 기반 강화를 위한 정책과 전략을 수립해 대통령을 돕는 것이다.

또 백악관과 상무부 간 연락 창구 역할을 하며, 트럼프 대통령이 요청한 특별 프로젝트를 수행한다.

피터 나바로 NTC위원장은 지난 3월 “미국이 상당한 무역적자를 내고 있는 국가는 적자를 줄이기 위해 제품과 분야별로 협력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구체적으로 “화학품과 옥수수, 잠수함, 항공기 등 미국으로부터 더 많은 물건을 사가면 목표를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국과 일본을 비롯, 대미 무역 흑자국에 미국 제품 구매확대를 요구하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한 것이다.

▲ 행정명령에 서명하는 트럼프 대통령.

미국 상무부의 작년 보고서에 따르면 2015년 세계 방위예산은 약 1조 7000억 달러(약 1927조 원)였다.

중동 분쟁격화와 테러로 인한 국제정세 긴장으로 각국이 군사비 지출을 늘린 결과다.

상무부는 이런 상황이 “미국 군수산업의 수출 기회로 이어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트럼프는 대선기간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를 “낡은 동맹”이라고 부르면서 회원국에 방위비 부담 증액을 요구했다.

나토 회원국의 방위비 증가는 미국 군수산업계에 수혜를 안겨주게 된다.

대신 미국 업계에는 군수산업 활성화의 대가로 정부의 요구를 받아들이도록 하는 트럼프식 “딜(거래)” 을 하고 있다.

트럼프는 멕시코로 공장을 옮길 예정이던 캐리어에 대해 “고용유출”이라고 비판해 계획을 수정토록 했다.

캐리어의 모기업인 유나이티드 테크놀로지(UT)는 세계 유수의 방산업체다.

트럼프는 또 록히드 마틴의 최신예 전투기인 F-35가 너무 비싸다고 공격한 끝에 가격을 인하시켰다.

보잉에 발주한 대통령 전용기도 너무 비싸다며 “주문을 취소하겠다”고 여러 차례 트윗을 날리기도 했다.

얼핏 업체를 괴롭히는 것처럼 보이지만 무기와 장비의 수출로 재미를 보는 건 방산업계다.

록히드와 보잉, UT의 주가가 모두 사상 최고 수준을 기록하고 있는 게 그 증거다.

다만 트럼프의 주장이 실제 정책으로 추진되지 않으면 기대가 급속히 시들 가능성도 있다고 아사히는 지적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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