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야흐로 축제의 계절이다. 울산지역 4개 기초단체의 대표축제가 앞으로 한달여동안 집중돼 있다. 봄꽃을 즐기는 꽃축제도 잇따른다. 가장 먼저 시작되는 축제는 울주군의 옹기축제(4~7일)다. 그 다음 태화강대공원에서 열리는 봄꽃대향연(11~14일), 북구의 쇠부리축제(12~14일)와 울산대공원의 장미축제(19~28일), 남구의 고래축제(25~28일)가 차례로 펼쳐진다. 5월로 예정됐던 중구의 마두희 축제는 6월2~4일로 미뤄졌다. 5월 초순에 시작되는 지역축제가 6월초순까지 한달동안 이어지는 셈이다. 동구의 대표축제인 울산조선해양축제는 오는 7월21~23일, 울산의 대표축제인 처용문화제는 가을에 열릴 예정이다.

자치단체가 많은 예산을 들여 축제를 개최하는데는 여러가지 목적이 있다. 지역주민들의 단합과 정체성 확립에서부터 도시브랜드 향상과 관광수익 창출 등이 주요 목적으로 꼽힌다. 그러나 울산에서 열리는 대부분 축제들은 아직도 충분한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 울산지역 축제의 현주소에 대한 명확한 진단이 필요한 이유이다. 울산문화재단이 출범한 올해는 그 평가의 적정 시점이기도 하다. 울산문화재단이 주축이 되어 각 지역축제에 대한 정확한 평가를 통해 제각각 축제의 정체성을 분명히 한다면 예산과 행정력의 낭비를 줄이고 주민만족도를 높이는 축제를 육성할 수 있을 것이다.

축제를 통폐합해야 한다거나 기계적으로 숫자를 줄여야 한다는 것은 아니다. 반드시 축제를 통해 관광수익을 창출해야 한다는 말도 아니다. 문화관광부가 관광형축제를 대상으로 최우수·우수·유망축제를 선정해 예산지원을 해줌으로써 마치 관광형축제가 아니면 실패한 축제인 것처럼 여기는 함정에 빠질 필요는 없다. 콘텐츠의 합목적성과 예산의 적절성, 주민 참여도 등의 객관적 평가를 통해 일단 주민 만족도가 높은 축제로 성장시키는 것이 우선이다. 지역주민들이 지역문화를 육성하고 축제를 통해 독창적인 문화를 향유함으로써 정주의식을 높이는 것도 축제의 중요한 목적이 아니던가.

사실상 울산지역 기초단체의 대표축제들은 해를 거듭하면서 나름의 정체성을 획득하고 참여자의 만족도도 높아지고 있다. 다만 주민 화합에서부터 관광수익까지 너무 많은 목표를 설정해놓음으로써 갈팡질팡 혼선을 거듭하는 것이 아닌가 싶다. 성공한 축제를 보면 특산품 판매(문경찻사발축제) 또는 정체성 확보(김제지평선축제, 화천산천어축제) 등 작지만 확고한 목표로 출발한 경우가 많다. 작지만 확고한 목표가 독창성이 되어 성과를 가져오는 것이 축제라는 문화상품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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