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보건 개선에도 활용되고 있는
4차산업혁명은 위기이자 기회다
무재해와 고용증대 새모델 창출을

▲ 박현철 울산대 산업경영공학부 교수 前 한국솔베이(주) 총괄부공장장

최근 세계적으로 가장 많이 회자되는 단어 중 하나가 ‘4차 산업혁명’이다. 2차 산업혁명의 제조업과 3차 산업혁명의 컴퓨터가 합쳐져 새로운 인프라가 만들어진 형태로, 원료 공급을 사물인터넷(IoT)을 통해 로봇에 지시하고, 인공지능(AI)이 빅데이터를 활용해 제때 최적의 제품 생산량을 결정한다. 이를 IoT를 통해 생산설비에 직접 지시, 제품을 자동으로 생산해 지구 어디에나 정보를 소통할 수 있는 초지능·초연결 기업이 되는 것이다. 이는 숙련공의 부족, 고령화, 제품 변동성 증가, 시장의 과열 및 비용절감의 압박 등의 문제점과 맞춤형 대량생산 및 소규모 공장, 원거리 소통 등의 필요에 의해 촉진돼 왔다.

이미 4차 산업혁명은 안전보건 개선에도 활용되고 있다. 첫째 포지셔닝으로 물류창고의 경우 근로자의 움직임, 화물 취급, 주문, 배달 등을 추적·관리, 적재거리 또는 중량물 취급작업 부담을 줄이기 위해 적재장소를 효율적으로 변화시킬 수 있다. 둘째 자동차의 경우 IoT 기반 차량 관제 솔루션을 개발하면 자동차에 장착된 센서를 통해 연료 사용, 속도, 운전 횟수, 교통체증 등에 대한 정보를 제공받는 것도 가능하다. 셋째 스마트 팩토리로 IoT를 기반으로 공장 내부의 모든 것을 연결하고 지능적으로 운영되도록 만들 수 있다. 넷째 딥 러닝(deep learning)으로 알파고, 갤럭시 S8 빅스비 등과 같이 컴퓨터한테 계속 정보를 주면 혼자서 터득하면서 지식을 넓혀가는 기계 학습기술을 배우게 한다. 다섯째 스마트 장치가 장착된 손목밴드, 운전원의 현장순찰과 로그를 돕고 진동·소음을 측정하는 안전모 등의 보호구에 활용하는 웨어러블 기술(wearable technology), 고소작업을 지원하는 드론 등에도 이용되고 있다.

4차 산업혁명 진행으로 산업현장에 새로운 위험이 생기기도 한다. 이에 대한 대책으로 외부 경영환경에서 발생하는 사업위험에 대해 ‘전사적 리스크 관리(Enterprise Risk Management, ERM)’를 시행한다. 또한 더욱 복잡해지는 근로자와 기계의 접점, 자동화 등의 기술적 요인에 의해 기업 내부에서 발생하는 운영위험에 대해서는 공정안전, 사람안전보건 및 공정품질의 위험성평가, 비상준비 및 대응계획 등을 재검토해 보완해야 할 것이다.

공정안전을 위해 안전 인터록, 풀 프루프, 페일 세이프 등의 본질안전장치를 강화해야 하며 안전무결수준(SIL)을 고려한 안전계장장치(SIS)를 설치하고 신뢰도 중심의 유지보수(RCM)도 시행해야 할 것이다. 뿐만 아니라 비상정지 및 바이패스 관리절차를 수립하고 안전 인터록과 계기는 주기적으로 비상정지 작동시험과 교정검사를 실시하며 운전 중 이상발생 시 신속하게 점검해야 한다. 사람안전보건 측면에서는 근골격계 질환 및 스트레스 예방과 웰빙 프로그램을 시행해야 한다. 이제 기업 경쟁력은 품질이나 가격이 아니라 누가 소비자의 요구를 정확하게 파악하고 이를 신속하게 생산, 공급하는가에 달려 있다.

4차 산업혁명으로 산업현장의 효율성과 생산성은 훨씬 더 향상될 것이나 일자리 증발, 부의 편중 및 노동시장의 양극화, 인간성 상실, 프라이버시 침해 등이 심화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이 엄청난 파고는 위기이자 기회다. 기업, 대학, 연구소 및 정부는 협업으로 이 4차 산업혁명을 효과적으로 활용해 기업경쟁력을 제고하고 산업환경 변화에 따른 신소재, 농생명, 문화 콘텐츠 등의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도 창출, 무재해와 고용증대의 기회로 만들어야 할 것이다.

박현철 울산대 산업경영공학부 교수 前 한국솔베이(주) 총괄부공장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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