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르웨이 석유회사 스타토일, 대형 해양플랜트 입찰에 삼성중공업만 초청

▲ 현대중공업이 제작한 원통형 골리앗 부유식 생산 저장 하역설비(FPSO). 경상일보 자료사진

최고가인 핵심시설 입찰서 제외
이전사업 인도 지연이 주원인 추정
선체·거주구 공사는 입찰 참여예정

노르웨이의 석유회사 스타토일(Statoil)이 10억 달러 규모의 대형 해양플랜트 건조공사 입찰에서 조선 3사 중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을 제외한 삼성중공업만 유일하게 초청하자, 현대중공업이 항의서한을 발송하는 등 반발하고 있다.

3일 조선업계와 주요 외신 등에 따르면 노르웨이 석유회사 스타토일은 북해 요한 카스트버그 프로젝트에 사용될 부유식 원유 생산설비(FPSO)의 ‘파트2’ 입찰 초청에서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을 제외하고 삼성중공업과 싱가포르 케펠, 노르웨이 자국 조선소 등에만 입찰초청서를 보냈다.

이들 업체는 입찰서를 오는 8월말까지 제출하게 되며, 입찰 결과 발표는 내년 상반기에 나올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요한 카스트버그 FPSO는 총 3부분으로 나눠 입찰이 진행된다. 파트1은 선체(hull)부로, 배의 골격과 하부 거주구 등이다. 파트2는 선체 위에 올라가는 원유생산시설(톱사이드), 파트3는 시설을 덮는 보호 구조물이다. 최대 15억달러로 추정되는 전체 FPSO 계약금에서 원유생산의 핵심시설인 파트2의 가격이 가장 높을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현재 파트1은 한국 조선 3사와 케펠, 노르웨이 자국 조선소 등이 입찰경쟁을 펼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이번 상부플랜트 입찰에 ‘국내 빅3’ 중 삼성중공업만 초대를 받은 것은 스타토일의 다른 개발 프로젝트에서도 삼성중공업이 상부플랜트 건조에 참여하고 있다는 점이 감안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올 들어 수주실적이 호조를 보이며 내심 이번 프로젝트까지 기대하고 있던 현대중공업으로서는 제외 소식에 반발하고 있다. 현대중공업은 이번 입찰에서 자신들이 왜 제외됐는지 프로젝트 총괄 담당자에게 공식 항의 서한을 발송한 상태다.

현대중공업의 경우 스타토일이 맡긴 이전 사업 ‘아스타 한스틴’ 해상플랫폼의 공정차질로 인한 인도 연기 등이 원인으로, 대우조선은 재무건전성 부분에서 낮은 평가를 받아 입찰에서 제외됐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일단 현대중공업은 선체·거주구 공사에는 예정대로 입찰에 참여할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이번 프로젝트는 해양플랜트 사업과 관련해 조선소가 모든 책임을 지는 EPC(설계·조달·시공 일괄처리) 방식이 아니고, 조선사들은 제작만 수행하는 구조여서 리스크는 적으면서 일감 확보에는 많은 도움이 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에 발주되는 FPSO는 매장량 5억5000만~6억5000만 배럴로 추정되는 북해 유전 요한 카스트버그 개발 프로젝트에 투입된다.

차형석기자 stevecha@ksilbo.co.kr

 

저작권자 © 경상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