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간의 선거운동이 8일 자정으로 막을 내린다. 후보자들은 의미 있는 피날레 선거운동에 들어갔다. 유력 후보자들은 마지막 유세장소 선택에 신중을 기하고 있다. 마지막 유세장소는 후보 정체성의 단면을 읽을 수 있다는 점에서 유념해서 살펴볼 필요가 있다. 눈밝은 유권자라면 당선 후 어떤 대통령이 될 것인지를 짐작하는 것도 어렵지 않다.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후보는 마지막 유세지로 광화문 광장을 선택했다. 4월17일 선거운동을 시작했던 장소로 되돌아와서 ‘촛불민심’을 되살리려는 의도를 담았다. 자유한국당 홍준표 후보는 덕수궁 대한문 앞에서 마지막 유세를 한다. 대한문은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무효를 주장했던 ‘태극기 집회’가 열렸던 장소로 태극기 세력을 아우르는 효과를 노린 것으로 분석된다.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는 지정학적으로 대한민국의 중심인 대전을 마지막 유세지로 선택했다. 대덕연구단지가 있는 대전에서 4차산업혁명의 선두주자라는 이미지와 세종시를 행정수도로 바꾸겠다는 공약을 확고하게 천명하겠다는 의도다. 바른정당 유승민 후보는 광화문 이순신동상 앞을, 심상정 후보는 청년들과의 소통을 상징하는 신촌 등의 번화가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유권자의 선택만 남았다. 후보가 13명이나 되지만 우리가 바라는 모든 것을 갖춘 인물을 찾기는 쉽지 않다. 후보들은 각각 장점을 지니고 있다. 동시에 단점도 갖고 있기 마련이다. 우리나라만 유달리 인물난을 겪는 것도 아닌 모양이다. 미국 대통령선거를 보면 트럼프 대통령은 30개 주에서 승리를 거두면서 선거인단 538명 중 56.9%인 306명을 얻었다. 이는 58번 치러진 역대 대통령 선거 중 46번째에 해당하는 하위권 성적이었다. 일반투표에서는 이보다 저조한 46.2%를 얻는데 그쳤다. 힐러리 클린턴 후보의 득표율인 48.3%에 비해 2.1%포인트 뒤처지는 것으로 역대 3번째로 나쁜 성적이었다. 프랑스 대통령 후보 역시 유권자들에게 만족스럽지는 않은 듯하다. 1차 투표에서 중도신당 마크롱이 24.01%, 극우정당 르펜이 21.3%를 득표하는데 그쳐 1, 2위가 맞붙는 결선투표를 치러야 했다.

선거는 이상적인 인물을 뽑는 것이 아니다. 이 시대에 필요한 인재가 누구인가를 가려내는 일이다. 적어도 오늘 하루만이라도 우리는 특정 후보의 장점이 이 시대에 얼마나 유효한가를 신중하게 따져보아야 한다. 선거공보물을 뒤적여 보고 신뢰할만한 언론보도를 되짚어 보는 일을 게을리 해서는 안 된다. 유권자의 소신 있는 선택에 우리의 미래가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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