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왕수 사회부

잠시 뒤면 대선 레이스에 마침표를 찍을 대통령 당선자가 결정된다. 본선거일을 6일 앞두고 시작된 ‘깜감이 선거국면’에서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후보의 ‘1강’, 자유한국당 홍준표 후보와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의 ‘2중’ 구도가 끝까지 유지됐는지, 아니면 대역전극이 펼쳐졌는지 궁금하다. 바른정당 유승민 후보와 정의당 심상정 후보가 얼마나 선전했는지도 관심이 모아진다.

대한민국 국민으로 당당하게 한 표를 행사한 유권자로서 가장 궁금해야 할 부분은 당선자가 낸 공약이 ‘공약’(公約)으로 지켜지는지 아니면 허울 뿐인 ‘공약’(空約)에 그치는지 여부가 아닐까 싶다. 각 후보들은 지금까지 진행된 대선후보 TV토론회에서 상대 후보의 공약 이행을 위한 재원 마련 방안이 부실하거나 턱 없이 부족한 액수를 잡아 이행 자체가 불가능할 것이라고 주장하며 공방을 벌이기도 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의 파면으로 급히 치러지는 선거다보니 각 후보들이 선거를 준비할 시간이 턱없이 부족했고, 공약 이행방안이 부실할 수 있다고 애써 담담한척 할 수 있다. 하지만 ‘공약’(公約)을 믿고 표를 던진 유권자 입장에서 ‘공약’(空約)이 되어버리면 배신감이 무엇보다 클 것이다.

우리는 이미 경험했지 않은가. 박근혜 전 대통령이 약속한 울산 산재모병원 건립 등은 아무도 책임지는 사람 없이 결국 ‘공약’(空約)이 되어 버렸고, 증세 없는 복지가 결국 아랫돌 빼서 윗돌 괴는 격이 됐다는 것도 깨달았다. 이런 상황을 반복해서야 되겠는가. 대선 종료는 또다른 시작을 의미한다. 이제는 당선자가 내놓은 공약이 철저하게 이행되는지 국민 모두가 감시자의 눈을 갖고 지켜봐야 한다.

지금까지는 지역주의나 이념에 이끌려 표를 줬더라도 이제부터는 국민과의 약속을 지키는지, 대한민국 미래의 청사진을 제대로 그려가는지를 꼼꼼히 살펴야 한다. 만약 당선자가 국민과의 약속을 허투루 여긴다면 우리는 반드시 투표를 통해 응징해야 할 것이다. ‘모든 국민은 자기 수준에 맞는 정부를 가진다’는 말이 있다. 수준 높은 새 정부가 들어서려면 유권자들이 어떻게 해야 하는지 다시 한 번 고민해봤으면 한다.

이왕수 사회부 wslee@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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