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현정 미소디자인 경영연구소장

5월은 가정의 달이다. 어린이날 어버이날 성년의날 부부의날 등 가족과 추억을 기념할 수 있는 날이 많은 달이다. 하지만 올해는 필자에게 가슴 아픈 5월이다. 엄마가 얼마전 뇌경색으로 쓰러지셨다. 하늘이 무너진 듯한 기분이 들었고 엄마에게 더 많은 것을 해드릴걸, 평소에 좋아하시고 하고 싶으셨던 것을 더 해드릴걸 하는 후회가 가장 먼저 들었다. 타지역에서 강의할 때는 어디든 항상 엄마를 모시고 가는데 쓰러지신 후에 혼자 강의를 가면서 엄마의 빈자리를 많이 느끼게 된다. 돌이켜보면 강의할 때 모시고 다닌 것 외에는 엄마와 여행하며 보내는 시간이 적었다. 일 때문에 자주 찾아뵙지도 못했다. 지금 생각하면 엄마는 항상 내 곁에 있는 존재이고 보고 싶을 땐 언제라도 보러갈 수 있는 존재라 생각했던 것 같다. 현재 엄마는 중환자실에 계신데 면회시간을 기다릴 때마다 오늘은 제발 어제보다 나아지길 하는 심정으로 기다린다. 그리고 쾌유하신다면 평소에 못했던 것들도 해드리고 좋은 곳도 여행하고 보여드리겠다고 다짐한다. 있을 때 잘하라는 말이 있다. 송강 정철의 시조가 떠오른다. ‘어버이 살아신제 섬길 일란 다하여라. 지나간 후이면 애닯다 어찌 하랴. 평생에 고쳐 못할 일이 이뿐인가 하노라.’ 이 말을 이번에서야 뼈저리게 느끼게 되었다.

지금 곁에 있는 가족들이 항상 곁에 있다는 보장이 있는가? 사람일은 모르는 것이다. 그래서 하루를 살더라도 후회없이 즐기며 살라는 말이 있다. 가정의 달을 맞아 가족과 함께 시간보내기를 실천하자. 짧은 여행이라도 좋다. 얼마전 엄마와 딸 3대가 함께 다녀온 제주도 여행때 찍어놓은 동영상과 사진들을 보며 그날을 추억한다. 엄마가 좋아하시는 모습을 사진 속에서 보며 더 많은 곳을 모시고 다닐 걸 하는 후회가 생긴다. 엄마와 길게 여행을 다녀오지 못한 것이 마음에 큰 짐이다. 바쁜 현대사회에서는 가족과 여행을 간다는 것이 쉽지 않은 일이다. 하지만 가족과 함께 최대한 많은 시간을 보내기를 바란다. 가족은 당연한 존재가 아닌 소중한 존재라는 것을 깨닫게 될 것이다. 힘들거나 지칠 때 힘이 되어주는 사람은 누군가? 온전히 내편이 되어줄 수 있는 사람은 누군가? 겉으로 위해준다고 해서 다 내편인 것이 아니다. 가족만큼 나를 잘 알고 내편인 사람도 없다.

또한 모든 딸들에게 말하고 싶다. ‘엄마’라는 존재는 항상 같은 모습으로 우리의 곁에 있는 것이 아니다. 물론 ‘아빠’도 마찬가지다. 딸들은 보통 엄마에게 많은 것을 요구하고 짜증을 내기도 한다. 어릴 때는 필자도 엄마에게 짜증을 내고 어른이 돼서도 화를 내곤했다. 지금 엄마가 된 입장에서 보면 딸이 엄마에게 짜증을 내면 엄마도 같이 짜증이 나는 것이 아니라 서운한 감정을 더 많이 느끼게 된다.

가정의 달은 자식들이 부모에게 효도하는 달이 되었으면 한다. 효도라고 해서 거창할 것이 없다. 빨래, 안마, 좋은 곳 보여드리기, 같이 여행가기 등 다양한 방법이 있다. 효도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마음이다. 가족을 위하는 마음이 커질 수 있는 5월이 되었으면 한다. 시간은 되돌릴 수 없다. 시간을 다른 사람으로부터 살 수도 없다. 그만큼 소중하고 귀한 것이다. 이 귀한 시간을 헛되이 보내지말자. 절대 후회하는 삶을 살지 말자는 다짐을 해보자.

최현정 미소디자인 경영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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