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문소운 울산옹기박물관 큐레이터

음식은 어머니가 자식을 생각하는 마음가짐과 몸가짐을 반영한다. 손에 묻어난 재료들은 정성으로 얼버무려져 무엇을 만들 것인가, 어떻게 먹을 것인가에 대하여 고심하게 하고, 고심의 흔적은 마음과 마음을 이어주는 다리가 된다.

‘확독’은 사람의 따스한 마음을 담아 요리해주는 예술도구나 다름없다. 이 옹기는 내부의 요철을 이용하여 야채나 곡물을 가는데 사용하는 용기이다.

전체적인 구성은 확독(그릇)과 확돌(분쇄기)로 되어 있다. 확독은 곡물을 담아 찧이는데 사용되고, 확돌은 독 안에 음식물을 갈고 문지르는데 사용하는 용구이다.

확독은 아래로 갈수록 좁아지는 형태이고, 양쪽에는 평평한 반달 모양의 손잡이가 달려있다. 기물 내부는 잿물을 입히지 않고, 근개를 활용해 문양과 요철을 섬세하게 새겼다. 요철부위를 중심으로 단단하게 구워진다. 찧는 과정에서 금이 가거나 깨지는 상황이 종종 발생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이유로 확독을 만들 때는 제작단계에서 태토의 점력이 뛰어난 걸 선택하고, 가마에 구울 때도 온도가 가장 높은 가마의 앞쪽에 배치해 소성한다.

▲ 요철문 옹기 확독과 확돌

확돌은 상하면에 요철문이 촘촘하게 새겨져 있고, 손으로 거머잡기 편한 형태인 I자형으로 제작되어 있다. 손을 보호하고 힘의 균형을 분산시켜 요철에 집중되도록 능률을 극대화시켰다. 보통은 옹기로 된 재질을 사용하나 상황에 따라서는 둥글고 납작한 자연석을 사용하기도 한다.

하나의 음식이 완성되기까지 오롯이 어머니가 자식만을 생각하는 시간이 필요하듯, 확독은 우리에게 서로가 서로를 위하여 마음을 공유하는 시간이 필요함을 말해준다.

문소운 울산옹기박물관 큐레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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