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전문가 “알류샨 열도 5메가톤 폭발 시험에도 지진·화산 영향 없어”

▲ 네바다 핵실험장.

화산지대 네바다핵실험장에서 900여차례 실험도 마찬가지

화산지대에 가까이 있는 미국의 네바다 핵실험장에서 이뤄진 핵실험들과 주변 화산 활동 및 지진 간 인과관계가 없다는 미국지질조사국(USGS)의 조사 결과를 보면, 북한 풍계리 핵실험장의 대규모 핵실험이 인근 백두산의 폭발을 일으킬 가능성은 “극히 적다(extremely remote)”고 미국의 전문가가 밝혔다.

미국 로스알라모스국립연구소(LANL) 출신의 핵실험·지리공간학 전문가 프랭크 파비안은 9일(현지시간) 북한 전문매체 38노스에 기고한 ‘화산 공포 벗어나기’라는 제목의 글에서 “네바다 핵실험장에서 수십 년에 걸쳐 폭발력이 매우 큰 핵실험이 900여 차례 이뤄졌으나 그 어느 것도 이로 인해 화산이 분출했다는 징후는 없다”며 이같이 말했다.

네바다핵실험장은 과거 화산 활동이 있었던 지역에서 상당히 오랜 기간 핵실험을 실시한 곳이라는 점에서 북한의 풍계리와 지질·구조적으로, 지리공간학적으로 비교될 수 있다고 그는 말했다.

지금까지 미국이 실시한 1021건의 핵실험 가운데 921건이 이곳에서 이뤄졌으며, 더욱이 핵 폭발력의 경우 1메가톤(1000kt)에 이를 정도로 큰 규모의 시험들도 있었다.

북한이 실시한 5차례 핵실험 가운데 최대 폭발력이 15~20kt로 추정된 것에 비하면 그 50배 이상이다.

네바다시험장은 거대한 화산지대인 롱밸리칼데라 언저리에 있는 매머드산 동남쪽으로 289km(풍계리 시험장과 백두 산간 거리는 114km) 떨어져 있다.

이 때문에 지난 1969년 네바다 핵실험장의 대규모 핵폭발이 캘리포니아에 파멸적인 지진을 일으킬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자 지질조사국은 정밀 조사를 벌여왔으나 명백한 상관관계를 찾을 수 없었다.

지질국은 이는 “지하 열핵폭발로부터 생기는 순간적인 압력은 폭심으로부터 수십km 떨어진 곳에서 단층 파괴를 일으킬 만큼 크지 않다는 이론적 계산과도 일치”하는 것이라고 결론을 내렸다.

파비안은 지진활동이 활발한 알류샨 열도에서 미국 역사상 최대의 지하 핵실험들이 실시되는 가운데서도 최대인 5메가톤의 폭발력을 가진 핵실험이 ‘작은 깡통’이라는 암호명으로 1971년 11월 6일 실시돼 규모 6.9의 실체파(지구 내부로 전파하는 지진파)가 발생했음에도 어떠한 지진도 일어나지 않은 사실을 특기했다.

알류샨 열도는 62개의 활화산과 휴화산으로 구성된 화산지대인 만큼 핵실험과 화산활동간 상관관계가 있다면 이 지역 화산 활동에 변화가 있었을 법하지만, 5메가톤의 폭발실험에도 지진은 물론 화산 분출도 없었다고 그는 말했다.

당시 폭심에서 90km 이내의 곳에 최소 3개의 활화산이 있었음에도 그렇다고 그는 덧붙였다.

파비안은 북한의 대규모 핵실험시 백두산이 폭발해 북한과 중국 주민 수천 명이 사망할 수 있다는 지난 2일의 CNN 보도에 언급, 지난해 9월 북한의 제5차 핵실험 사흘 후 풍계리에서 800km 떨어진 남한의 경주에서 규모 5.8의 지진이 일어난 것을 두고 그 여파 때문이라는 오해가 생겼던 사례를 연상시킨다며 이것들은 과학적 검증을 거치지 않은 주장이라고 지적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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