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YT “워터게이트보다 상황 더 나빠, 특별검사 임명해야”

▲ 제임스 코미 미국 연방수사국(FBI) 국장이 지난 3일(현지시각) 미 상원 법사위원회 청문회에 참석하고 있다. 백악관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9일 코미 국장을 해임하고 후임 인선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제임스 코미 연방수사국(FBI) 국장을 전격 해임한 데 따른 비판여론이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뉴욕타임스(NYT)는 9일 미국 역사상 최대 정치스캔들 가운데 하나가 될 수 있는 트럼프 대선캠프와 러시아 간 내통 의혹에 대한 조사가 위태롭게 됐다고 비판했다.

NYT는 사설을 통해 미국민은 지난해 미국 대선 과정에서 러시아의 관여 및 트럼프 캠프와의 유착 여부에 대한 완전하고도 공정한 조사를 원하고 있다면서 그러나 코미 국장을 전격 해임한 트럼프 대통령의 충격적인 조치로 후속 수사 가능성에 심각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고 혹평했다.

NYT는 이어 코미 국장 해임 사유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 측의 주장은 액면 그대로 믿기 힘들다면서 코미 국장이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대선 후보의 이메일 조사 과정에서 거듭된 실수로 비난을 자초한 면은 있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그를 해임한 것은 그것 때문이 아님이 명백하다고 못박았다.

만약 트럼프 대통령이 그의 주장대로 코미 국장이 FBI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손상한 것으로 믿고 있다면 마땅히 그의 취임과 함께 해임했어야 했다고 덧붙였다.

NYT는 코미 국장은 대통령을 끌어내릴 수도 있는 적극적인 조사를 이끌었기 때문에 해임된 것이라면서 FBI는 트럼프 행정부에 재앙적인 결과를 초래할 수 있는 러시아 정부와 트럼프 대통령 및 그의 측근들 간의 관계를 추적해왔다고 지적했다.

특히 공화당 소속 의원들의 소극적 태도로 스캔들에 대한 의회의 조사가 지지부진한 상황에서 코미 국장의 FBI 조사가 유일한 ‘적극적인’ 노력이었음을 NYT는 지적했다.

NYT는 샐리 예이츠 전 법무장관 대행 해임과 거의 모든 연방검사 해임에 뒤이은 트럼프 대통령의 코미 국장 해임으로 그동안 NYT가 주장해온 특별검사 임명의 필요성이 분명해졌다고 강조했다.

NYT는 “지금은 미국 역사에서 긴장되고 불확실한 시기”라면서 트럼프 대통령은 다른 모든 미국 시민과 마찬가지로 법 위에 군림할 수 없는 상황에서 자신과 측근에 대한 FBI의 수사 기능을 결정적으로 마비시켰다고 비난했다.

NYT는 코미 국장의 전격 해임이 지난 1973년 워터게이트 스캔들 수사 검사의 해임과 비교되고 있음을 들면서 그러나 “지금이 더 상황이 나쁘다”고 덧붙였다.

한편 FBI의 러시아 거래 의혹 조사와 관련해 연방 검찰은 마이클 플린 전 국가안보회의(NSC) 보좌관의 측근들에게 대배심 소환장을 보냈다고 CNN이 보도했다.

플린은 러시아 내통 의혹으로 NSC 보좌관에서 해임됐으며, 이번 소환장 발부는 지난해 7월부터 시작된 FBI 조사의 진척을 보여주는 신호로 풀이된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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