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구천 국립합창단 예술감독 겸 상임지휘자·합창지휘박사

새시대가 열렸다. 급변하는 세계정세와 휘돌아가는 탄핵정국을 거쳐 갑자기 치르게 된 장미대선을 통해 탄생한 새로운 대통령에게 우리 국민은 대통합의 정치를 원한다. 그동안 여러 파행적인 행정과 정책이 난무했으며 특히 문화정책이 표류하며 갈피를 잡지 못했다. 여러가지 이유가 있었겠지만 특히 비전문가의 전문가 행세가 문제의 원인이 아닌가 한다.

문화예술은 전문적인 식견으로 보면 정답과 오답이, 정상의 위치에 오른 실력자와 아직 미치지 못한 자의 수준이 한눈에 가늠되는 분야다. 특히 음악은 그 구분이 뚜렷하다. 때문에 예술 자체, 실기능력 자체를 평가하고 순위를 정하고 그 순위에 따라 능력에 맞는 무대가 주어지면 될 일이다. 누구의 무슨 힘이 작용하여 실력과 능력보다 다른 순위가 우선적으로 힘을 쓰게 됐는지, 음악계는 물론이요 전국민이 궁금해하며 의아해 하고 있었다.

그러한 경험이 있을 뿐 아니라 그러한 흐름을 보아오며 살아온 필자는 새정부에 남다른 기대감을 갖고 있다. 실력있는 예술인이 당당하게 활동하는 무대가 펼쳐지리라고 예측한다.

대통령 영부인 김정숙 여사의 전공이 성악이기 때문이다. 김여사는 어려운 관문을 통과하여 실력자만이 합격할 수 있는 ○○합창단에서 활동한 경력을 갖고 있다. 영부인이 전문적인 식견을 갖고 있으므로 우선 공식적인 무대에는 아무나 추천되지 못할 것이라 생각된다. 앞으로 실력이나 기능이 안되는 사람들이 친분을 내세우며 이익을 얻으려 할 수도 없을 것이다.

음악 분야, 특히 성악과 합창은 세계적으로 우리나라가 최고의 기량과 실력을 인정받고 있다. 세계 최고의 국제 성악 콩쿠르에서도 우리나라 성악가들의 1위 입상은 거의 정례화 되다시피했다. 성악적 기량을 바탕으로 하는 합창도 음악의 본 고장인 유럽과 세계 최고의 문화예술이 꽃핀 미국무대에서 최고의 인기와 실력을 인정받고 있다. 새로운 정부는 누가 봐도 인정할 수 있는 정도(正道)를 지키는 문화예술정책을 통해 실력 있는 예술가들이 널리 세계무대에서 빛을 발하도록 해주었으면 한다.

구천 국립합창단 예술감독 겸 상임지휘자·합창지휘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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