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리그 유일 ACL 16강 진출
국내외 선수 ‘득점포’ 가동
정규리그 등 통합우승 노려

▲ 지난 9일 제주 서귀포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아시아챔피언스리그(ACL) 조별리그 H조 감바오사카 대 제주유나이티드의 경기. 제주 정운이 전반 선제골을 성공시킨 뒤 환호하고 있다. 연합뉴스

프로축구 K리그 클래식에서 ‘제주발 돌풍’이 거세다. 2006년 뭍(부천)에서 섬(제주도)으로 연고를 옮긴 이후 중하위권에 머물렀던 제주 유나이티드가 2010년을 기점으로 상승세를 타더니 올해 절정을 찍을 기세다.

제주는 지난 9일 제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감바 오사카(일본)와 2017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H조 조별리그 6차전에서 정운과 황일수의 연속골을 앞세워 2대0으로 승리하고 조 2위를 확정하며 16강 진출권을 따냈다.

이번 시즌 AFC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에 함께 도전한 수원 삼성, FC서울, 울산 현대가 모두 탈락의 고배를 마신 가운데 제주가 유일하게 K리그를 대표해 우승 고지를 향한 발걸음을 이어갔다.

제주로서는 AFC 챔피언스리그 16강 진출이 남다른 의미가 있다. 무엇보다 AFC 챔피언스리그 16강 진출은 전신인 부천SK 시절을 포함해 창단 이후 처음이다.

팀 역사에 새로운 이정표를 찍었을 뿐만 아니라 K리그 클래식에서 선두를 질주하면서 선수들의 자신감은 하늘을 찌르고 있다.

2017 FA컵에서도 16강에 진출해 있는 제주는 아직 시즌 초반이지만 조심스럽게 트레블(정규리그·FA컵·AFC 챔피언스리그 통합우승)을 꿈꾸고 있다.

제주의 이번 시즌 강점은 ‘감귤타카’로 불리는 중원의 끈끈한 조직력과 다양한 득점 루트로 손꼽힌다.

제주는 K리그 클래식 10라운드까지 무려 21골을 쏟아내면서 12개 팀 가운데 최다 득점을 기록 중이다. ‘절대 1강’으로 손꼽혔던 전북 현대가 14골, 최근 상승세인 포항 스틸러스가 16골인 것과 비교하면 ‘닥공(닥치고 공격)’을 이미 넘어섰다.

최다 득점도 대단하지만 다양한 공격루트가 더 놀랍다.

제주는 정규리그에서 21골을 11명이 나눠서 넣었다. 외국인 공격수 3총사 마르셀로(5골)-멘디(4골)-마그노(3골)의 활약도 컸지만 외국인 공격수 3명을 포함해 국내 선수 8명이 득점포에 가담했다.

전북이 이번 시즌 K리그 클래식 무대에서 득점에 성공한 선수가 8명이고, 포항이 7명인 것과 비교하면 제주 선수들의 결정력은 단연 눈에 띈다.

여기에 제주는 AFC 챔피언스리그 6경기를 치르면서 12골(상대 자책골 1개 포함)을 기록했고, FA컵에서는 1경기를 치러 1골을 터트렸다.

이에 따라 제주가 이번 시즌 치른 17경기(정규리그 10경기·AFC 챔피언스리그 6경기·FA컵 1경기)에서 제주 선수 12명이 직접 넣은 골은 모두 33골(상대 자책골 제외)에 이른다. 경기당 평균 1.94골이다.

선수들이 ‘펄펄’ 뛸 수 있는 배경에는 제주 사령탑 3년 차를 맞은 조성환(47) 감독의 ‘밥상머리 소통’도 한몫을 했다.

40대 감독인 만큼 권위보다는 ‘형님’에 가까운 리더십을 발휘, 선수들이 마음을 터놓고 이야기할 수 있도록 ‘밥상머리 대화’를 선호한다.

제주 관계자는 “조 감독은 수시로 선수들과 식사자리를 겸한 면담을 한다”라며 “선수들과 식사를 하면서 허심탄회하게 이야기를 나눈다. 외국인 선수들은 가족까지 초대해서 함께 식사자리를 마련할 정도”라고 귀띔했다.

그는 “더블 스쿼드가 가동되지만 사실 기회를 얻지 못하는 선수들도 많다. 조 감독은 이런 선수들과 따뜻한 밥 한상을 나누면서 다독이고 어른다. 더불어 출전기회를 많이 주려고 노력하는 모습이 선수들을 감동시키고 있다”고 덧붙였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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