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자동차의 날

▲ 김창룡 울산테크노파크 원장

4차 산업혁명에 능동적인 대처
제조공정 혁신적 변화 선도해야

12일은 제11회 울산 자동차의 날이다. 최근 산업기술 분야 세계 최고의 무역박람회인 하노버 산업박람회(Hannover Messe)에 참관할 기회가 있었다. 이번 박람회의 메인 테마인 ‘통합된 산업-가치 창출’은 4차 산업혁명의 의의와 미래의 통합된 공장에서 사람의 역할에 주된 초점을 맞추고 있었다. 아날로그에서 디지털로, 상호작용이 가능한 체계적인 시스템으로 나아가는 과정에서 기업들이 직면한 주요 문제에 대한 해답을 볼 수 있었다.

독일 하노버 산업박람회는 1947년 처음 개최된 이후 킨텍스 전시장의 20배에 이르는 세계 최대의 규모와 최고의 인지도를 가진 국제산업박람회로, 올해에는 우리나라 115개사를 비롯해 73개국 6562개사가 참가하고 23만명이 방문하여 박람회 사상 최대 규모로 개최됐다.

올해는 코봇(cobots·인간처럼 서로 협력, 협업하는 로봇), 디지털 트윈(digital twin·가상현실이 현실에서 그대로 구현되는 것), 에너지효율, 스마트 재료(smart materials) 등과 같은 최신 기술 트렌드를 선보였다.

특히 주목받은 것은 새로운 세대의 로봇인 소위 ‘코봇(Cobots)’이었는데 이 협업 로봇은 향후 우리가 공장에서 일하는 방식을 근본적으로 바꿔 놓을 것으로 기대된다. 실제로 Schaeffler, Schmalz, Festo, Omron 등 세계 굴지의 회사들이 전시한 자동화기기들은 인공지능, 연결성, 혁신적인 센서 및 직관적인 작업을 통해 자발적으로 배우고, 다른 코봇과 정보를 교환하는 등 사물끼리 또는 사물과 사람끼리 서로 협업하는 모습을 지속적으로 연출하고 있었다.

우리가 4차 산업혁명을 말할 때 IoT, CPS, 인공지능 기반을 통하여 사람, 사물, 공간을 초연결, 초지능화해 산업구조사회 시스템을 혁신할 것이라고 예측한다. 특히, 사이버 물리시스템(CPS:Cyber Physical System) 기반의 유연하고 효율적인 생산체계를 통해 제조 공정의 혁신을 가져올 것이라고 한다.

이번 박람회에서 사람과 로봇의 협력을 보면서 우리나라 산업, 특히 울산의 자동차 산업은 이러한 혁신적인 변화의 방향에 제대로 대응하고 있는가 반문하고 싶다. 울산에는 자동차 제조업체와 1, 2, 3차 협력업체가 500여개가 있다. 이러한 부품 제조업체를 보유한 울산은 4차 산업혁명의 도래에 능동적으로 대비할 수 있도록 스마트 공장의 실현 등을 통해 제조 공정의 혁신적 변화를 선도해 나가야만 한다.

스마트공장은 기획부터 설계, 물류, 유통에 이르기까지의 전 과정을 ICT기술과 생산설비를 융합시켜 실시간으로 데이터를 수집, 분석해 스스로 작업을 수행하도록 지능화된 공장을 말한다. 스마트공장의 도입으로 노동계 등에서는 인간의 일자리를 빼앗길 것을 우려하기도 한다. 하지만, 18세기 후반에 증기기관의 발명과 함께 대량생산기계의 도입으로 많은 근로자들이 실직될 것을 우려하고 기계파괴운동까지 전개하면서 저항하기도 했으나, 실제로는 더 많은 일자리가 창출됨으로써 그때까지 유럽의 작은 섬나라에 불과하던 영국을 전 세계에 해가 지지 않는 대영제국으로 성장시킨 사례에서 보듯이 인공지능과 로봇, 스마트 공장의 도입은 이로 인해 일부 일자리가 줄어들 수는 있겠지만 또한 이들을 통해 오히려 더 많은 새로운 일자리가 창출될 수도 있다는 사실을 직시해야만 한다.

이번 독일출장길에서도 느꼈지만 독일이 비록 첨단산업국가이긴 하지만 인터넷을 이용할 때 상상이상으로 느린 속도로 불편함을 겪어야 했고 독일의 대학진학률이 35%에 불과해 4차 산업혁명과 미래첨단기술을 리더해 나가야 할 우수인력이 턱없이 부족하여 고민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반면, 우리나라는 세계 최고 수준의 초고속 인터넷망을 갖추고 있을 뿐 아니라 70%에 육박하는 대학진학률은 미래첨단기술을 운영할 수 있는 우수인력을 풍부하게 확보함으로써 이러한 강점을 잘만 활용한다면 4차 산업혁명은 우리에게 더 없이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고 확신하게 되었다.

제11회 울산 자동차의 날을 기념하면서 4차 산업혁명의 도래에 대비하여 ICT와의 융합과 스마트공장의 도입을 통해 위기에 처해 있는 울산의 주력산업이 경쟁력을 회복하고 울산경제가 다시 한번 활성화 될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김창룡 울산테크노파크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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