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산 3880루타 대기록 달성
마지막 시즌 팀 부진에 곤혹

▲ 이승엽이 지난 10일 대구 LG전에서 개인 통산 3880루타로 KBO리그 최다 루타 기록을 바꿔놨지만 침체된 팀 분위기에 굳은 표정으로 한 시즌을 치르고 있다. 사진은 지난 6일 마산에서 열린 NC와의 경기에서 더그아웃에서 경기를 지켜보고 있는 이승엽. 연합뉴스

7회말 이승엽(41·삼성 라이온즈)이 좌중간에 떨어지는 안타를 치자, 대구 삼성 라이온즈 파크 전광판에 축하 메시지가 떴다.

LG 트윈스 야수진은 공을 삼성 더그아웃으로 보냈다.

이승엽은 10일 대구 LG전에서 개인 통산 3880루타로, KBO리그 최다 루타 기록을 바꿔놨다. 또 하나의 기념구가 쌓였다.

하지만 이승엽은 웃지 않았다.

최다 루타는 이승엽이 바꿀 수 있는 마지막 KBO리그 통산 기록이다. 그는 이미 홈런(447개), 타점(1426개), 득점(1301개) 부문 1위로 올라섰다. 올 시즌을 끝나고 은퇴하는 이승엽이 현실적으로 경신할 개인 통산 기록은 남아 있지 않다.

그래서 10일 최다 루타 기록 경신에 큰 의미를 부여할 수 있었다. 하지만 세리머니는 없었다. 당장 이승엽부터 몸을 낮춘다.

이승엽은 굳은 표정으로 한 시즌을 치르고 있다. 훈련 때나 경기 중에는 활발하게 후배들과 대화하고, 침체한 팀 분위기를 살리고자 하지만 인터뷰 등은 정중하게 고사한다.

스프링캠프 때는 달랐다. 삼성이 캠프를 차린 괌, 일본 오키나와를 찾은 거의 모든 언론이 이승엽과 인터뷰를 청했고, 이승엽은 “전성기 때보다 더 스타가 된 기분이다”라며 훈련 뒤 인터뷰에 응했다.

이승엽의 은퇴는 2017년 KBO리그의 메인 테마 중 하나가 될 것으로 보였다. 시즌 내내 야구장 곳곳에서 크고 작은 ‘이승엽 은퇴식’이 열릴 수 있었다.

하지만 팀이 너무 부진하다.

삼성이 조금 더 처지면 회복이 불가능할 수도 있다.

이승엽이 밝힌 ‘마지막 시즌 최종 목표’는 “대구 라이온즈 파크에서 포스트시즌을 치르는 것”이다.

하지만 삼성은 창단 후 최악의 시즌을 치르고 있다.

이승엽의 마음은 무겁다. 이승엽을 바라보는 동료, 구단 관계자들은 미안함에 휩싸인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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