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분기 국제가격 t당 428달러...전년보다 50% 넘게 급상승

▲ 석유화학업계 공급과잉 품목 중 하나로 꼽히던 가성소다 가격이 최근 4년새 최대치를 기록하면서 울산지역 석유화학기업들이 함박 웃음을 짓고 있다. 사진은 울산 남구 여천동 한화케미칼 울산2공장 전경.

1분기 국제가격 t당 428달러
전년보다 50% 넘게 급상승
최근 4년이래 최대치 기록

유화업계 실적 급상승 효과
작년공장 팔았던 한화케미칼
지난 3월 다시 생산라인 늘려

석유화학업계 공급과잉 품목 중 하나로 꼽히던 가성소다 가격이 최근 4년새 최대치를 기록하면서 울산지역 석유화학기업들이 함박 웃음을 짓고 있다. 가격 급등에 따른 수익성 개선으로 1분기 실적도 덩달아 크게 올랐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지난해 가성소다 공장을 팔았던 한화케미칼은 생산라인을 다시 늘리는 웃지 못할 상황까지 벌어지고 있다.

11일 석유화학업계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기준 가성소다의 국제가격은 1t당 428달러로 전년동기 대비 50% 가량 급상승했다. 지난해 하반기 부터 가격이 계속 오르면서 올해 3월 기준으로는 441달러까지 치솟았다. 이는 2012년 9월 1t당 445달러를 기록한 이후 최대치다.

가성소다 가격이 이처럼 뛰는 것은 중국을 비롯한 전 세계적인 생산량 감소 영향이 크다. 중국 정부의 석탄 채굴 제한으로 석탄 가격이 상승하면서 석탄화학에서 생산되던 가성소다의 공급이 축소됐기 때문이다. 여기에 세계 1위 가성소다 업체인 미국 올린이 지난해 40만t 규모 생산설비를 폐쇄하고 생산량을 줄인것도 한 몫 하고 있다.

 

가성소다 가격이 급등함에 따라 한화케미칼과 롯데정밀화학 등 지역 유화기업의 1분기 실적이 크게 개선되는 등 가성소다 효과를 톡톡히 누리고 있다.

한화케미칼은 올해 1분기 연결기준으로 잠정 영업이익이 지난해 동기보다 37.6% 증가한 1966억원을 기록했다. 특히 당기순이익은 185.7% 증가하면서 사상 최대치인 3242억원을 기록하기도 했다. 롯데정밀화학도 1분기 영업이익이 221억원을 기록하며 시장 기대치인 185억원을 큰 폭으로 상회했다. 매출액은 전년동기 대비 0.4% 늘었고,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흑자로 돌아섰다.

세제의 원료나 각종 수처리의 중화제로 쓰이는 가성소다는 소금물을 전기분해해 생산한다. 국내 업체 중에는 한화케미칼과 LG화학, 롯데정밀화학 등이 연산 190만t으로 국내 생산량의 약 90%를 차지하고 있다. 이중 한화케미칼의 가성소다 생산량은 연산 90만t으로 국내 생산량의 절반가량을 차지하며 업계 1위다. 이어 LG화학 65만t, 롯데정밀화학 35만t 순이다.

가성소다는 지난해 초까지만 해도 대표적인 ‘공급과잉’ 품목으로 분류됐다. 시장조사업체 IHS는 지난해 2월 기준 가성소다의 국내 공급량이 연산 210만t으로 수요량(130만t)을 80만t 초과할 만큼 공급과잉이 심각하다고 발표한 바 있다. 실제 가성소다 가격은 지난해 7월까지 1t당 290달러 안팎에 머물러있기도 했다.

이에 한화케미칼은 지난해 5월 가성소다를 연간 20만t 생산하는 울산1공장 내 공장을 유니드에 매각했다. 설비를 매각해 공급과잉을 해소하고 매각금 842억원은 고부가가치 설비에 투자하려는 목적이었다. 하지만 한화케미칼은 지난 3월 여수에 13만t 규모의 가성소다 설비를 신규로 가동하는 등 다시 생산설비를 늘리고 시장 공략 강화에 나서고 있다.

유화업계 관계자는 “전 세계적으로 설비 폐쇄가 계속되는 상황에서 한동안 증설 계획이 없는 만큼 가성소다 가격 상승이 지속될 것으로 보이나 일시적인 현상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어 예의주시 하고 있다”고 말했다. 차형석기자 stevecha@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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