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사드보복등 영향 해외시장판매 급감 심각한 수준

▲ 글로벌 저성장 기조 속에서 현대자동차의 실적부진이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품질 경쟁력과 함께 고객의 요구에 발빠르게 대응할 수 있는 노사관계 경쟁력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사진은 현대자동차 울산공장 선적부두 전경.

中 사드보복등 영향 해외시장판매 급감 심각한 수준
中 업체 연말 경쟁차보다 700만원 저렴한 SUV 출시
현대車, 6월 ‘코나’ 출시해 반격 양산일정 준수 전력
고객요구에 발빠른 대응 노사관계 경쟁력 강화 강조

글로벌 저성장 기조 속에서 현대자동차의 실적부진이 계속되고 있다.

위기경영에 돌입한 현대차. 중국의 사드보복 문제가 실적에 영향을 미치긴 했지만 위기의 본질을 다른 곳에서 찾아야 한다는 분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현대차는 지난 4월 국내외에서 전년 동기 대비 11.7% 줄어든 36만4225대를 판매했다. 신차 효과로 국내 판매는 1.5% 늘어났지만 해외판매가 13.9% 감소하면서 실적부진을 면치못했다.

현대차는 최근 사드 문제가 불거지면서 3~4월 두달간 중국시장에서 판매량이 급감했다. 사드 문제로 인한 반한 정서로 중국 소비자들이 한국차 구매를 꺼려하고, 경쟁업체 일부 딜러들이 이를 이용해 한국차 매각 후 자사차 구매시 3000위안~1만6000위안(한화 50만원~260만원)을 할인해주는 등 악의적인 사드 마케팅을 펼친 결과로 분석된다.

◇중국 자동차업체의 약진’현대차 경쟁력 약화 ‘비상’

중국의 ‘사드 보복’ 조치는 국산 자동차뿐만 아니라 전자, 유통 등 전 부문에서 나타나고 있다.

업계 전문가는 “사드가 현대차에 미칠 영향은 일시적으로 강하겠지만 정치적으로 해소될 제한적인 충격으로 평가된다”며 “현대차 실적악화의 본질은 경쟁력 약화에 있는 만큼 가격, 상품성, 품질, 다양한 차종 라인업 등 모든 면에서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노력이 무엇보다 절실하다”고 지적했다.

중국시장은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이 판촉 전쟁을 벌이는 가운데 중국 토종 자동차 업체들이 성장세가 가팔라지고 있다. 특히 가성비(저렴한 가격 대비 우수한 품질)와 글로벌 메이커에 뒤지지 않는 디자인으로 무장한 중국 토종 자동차 업체들은 자국뿐만 아니라 국내시장까지 무서운 속도로 파고들고 있다.

중국 북기은상기차의 국내 독점 수입사인 중한자동차가 지난 1월 국내에 처음 출시한 중국산 SUV ‘켄보600’ 초도물량 120대가 2주 만에 ‘완판’됐고, 이후 들여온 80대의 차량도 모두 판매됐다. 추가로 들여올 320대 가운데 1차 공급분 120대는 사전계약이 이미 완료된 상태로 없어서 못파는 상황이다.

‘소형SUV 가격으로 중형SUV를 탈 수 있다’는 가격 메리트와 AS센터 증설(20개소→45개소), 신차교환 프로그램 도입으로 중국산 자동차에 대한 품질 우려를 낮춘 전략이 적중한 것이다.

중한자동차는 올 연말에 동급 경쟁차보다 600만~700만원 저렴한 소형 SUV 신차를 추가로 출시해 현대차 코나, 기아차스토닉, 쌍용차티볼리 등과 본격 경쟁할 예정이다.

◇현대차 6월 ‘코나’ 출시 반격

양산 차질시 주도권 약화 우려

현대차는 6월 출시 예정인 소형SUV ‘코나’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 신형 그랜저, 쏘나타뉴라이즈 등 신차효과와 더불어 급성장하고 있는 소형SUV 시장에서 주도권을 가져와 실적부진을 털어내겠다는 강한 의지를 보이고 있다.

소형 SUV시장에서 쌍용티볼리, 르노삼성 QM3에 주도권을 내준 현대차가 강력한 상품성으로 무장한 ‘코나’를 예정대로 출시한다면 소형SUV 시장에 지각변동을 일으킬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코나’ 양산일정에 차질이 생길 경우 7월에 출시될 기아차 소형SUV ‘스토닉’과 연말에 저가 공세를 펼칠 중국산 소형SUV에도 시장을 뺏길 수 있다는 위기감도 감돌고 있다.

과거 양산지연으로 기아차의 스포티지에 시장을 뺏긴 투싼의 악몽을 경험한 현대차로서는 양산일정 준수에 전력을 다해야 하는 상황을 맞은 것이다.

산업연구원은 지난 8일 ‘중국의 산업구조 고도화와 우리 주력산업의 대응전략’ 보고서에서 중국 자동차 산업이 5년 후에는 우리 자동차 기술과 품질의 90~95% 수준에 도달해 사실상 격차가 없어질 것으로 분석한바 있다.

지역의 한 노사관계 전문가는 “자동차의 가격, 품질 경쟁력도 중요하지만 현대차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고객의 요구에 발빠르게 대응할 수 있는 노사관계 경쟁력”이라고 강조했다. 차형석기자 stevecha@ksilbo.co.kr

 

저작권자 © 경상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