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재명 정치부장

오늘은 가정의 날이자 스승의 날이며 성년의 날이기도 하다. 부모에게서 태어나 스승으로부터 배우고 마침내 어른이 된다는 의미에서 이 세 기념일을 한 날로 정했을까. 부모로부터 태어나 한 사람의 성인(成人)이 되기 위해 무엇보다 중요한 것이 배움이다. 그래서 공자는 논어 학이편 맨 첫 구절에 學而時習之 不亦說乎(학이시습지 불역열호, 배우고 때로 익히면 즐겁지 아니한가)라고 썼다.

울산 출신으로 한자교육국민운동연합 공동대표를 맡고 있는 김경수 전 중앙대 교수에 따르면 배운다는 의미의 學(학)이라는 글자는 부모가 두 손으로 보물을 감싸 안아 자식(子)의 머리 위에 올려주는 형상이다. 學자의 윗부분에 있는 臼는 두 손을 상형한 것이고, 그 손 안에 든 것(爻)은 보물을 묘사한 것이다. 보물은 값으로 따질 수 없는 귀한 것인데, 이를 자식(子)의 머리 위에 올려주는 모습이 學인 것이다.

習(습)이라는 글자는 깃 羽(우)와 흰 白(백)이 합쳐진 것인데, 이 白은 스스로 自가 변형된 것으로 김 교수는 해석했다. 따라서 習은 새가 깃으로 날갯짓을 하면서 스스로 나는 것을 익힌다는 뜻이다. 어린 새는 매일 수십번 수백번씩 땅을 차고 날아오르는 연습을 하면서 비상(飛上)을 꿈꾸다 어느날 문득 창공을 날고 있는 자신을 보게 된다.

 

학(學)과 습(習)을 연결시키면 학습(學習)이라는 단어가 된다. 공자가 논어에서 굳이 學과 習을 나눈 것은 배우는 것과 익히는 것이 다르기 때문이다. 인의예지신(仁義禮智信)을 배우기(學)만 하고 몸에 익히지(習) 않으면 아무런 쓸모가 없다는 것이다.

이처럼 배우고 익힘에 있어서 스승은 필수적이다. 배움에는 스승으로부터 직접 가르침을 받는 ‘사사(師事)’가 있고, 직접은 아니나 그의 저서나 작품을 통해 배우는 ‘사숙(私淑)’이 있다. 맹자는 공자를 사숙했는데, 시대적인 차이가 150년이나 됐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우리는 공자의 첫번째 제자로 맹자를 꼽는데 서슴지 않는다. 스승의 날 나는 누구를 스승으로 삼고 있는지 한번쯤 돌아볼 일이다.

이재명 정치부장

 

저작권자 © 경상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