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홍콩서 스노든 숨겨준 망명 신청자들.

2013년 미국 국가안보국(NSA)의 통신정보 수집 실태를 폭로한 뒤 홍콩으로 도피한 에드워드 스노든을 숨겨준 망명 신청자들이 홍콩 정부로부터 체류 허용을 거부당해 추방 위기에 놓였다.

홍콩 언론은 15일 홍콩 입경사무처가 지난 12일 스리랑카 출신 수푼 틸리나 켈라파타 부부와 스리랑카 군인 출신 아지트 푸슈파쿠마라, 필리핀 출신 바네사 마이 본댈리언 로델 등 망명 신청자들에게 체류 불가를 통보했다고 보도했다.

이들은 14일 내 이의를 제기하지 않으면 체포돼 추방당할 수 있다.

이들은 망명을 위해 홍콩에 머물던 2013년 약 2주일간 스노든을 숨겨준 사실이 작년 9월 외부에 공개돼 관심을 끌었다.

로델은 자신이 공정하게 대우받지 않았다고 생각한다며 “딸과 헤어지기를 원하지 않으며 차라리 죽는 게 났다”고 흐느끼며 말했다.

푸슈파쿠마라는 “(스리랑카) 공항에 도착하는 즉시 목숨이 위험해질 것이란 것을 안다”며 “스리랑카에서 고문을 당했는데 어떻게 돌아갈 수 있겠느냐”고 하소연했다.

이들의 변호인은 홍콩 정부가 공정하게 심사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스노든에게 법적 자문을 했던 캐나다인 변호사 로버트 티보는 이들이 스노든과 관련됐기 때문에 표적이 됐다며 “홍콩 입경사무처가 이미 오래전 이들의 신청을 거부하기로 결정한 것 같다”고 말했다.

티보 변호사는 “입경사무처는 이들이 스노든을 도왔다는 데 대한 불신을 전제로 이들의 신청을 거부했다”며 “매우 불합리한 결정”이라고 지적했다.

이들의 캐나다 망명 신청을 돕는 캐나다 이민 전문 변호사 마크 안드레 세긴도 이들이 다른 시기에 개별적으로 홍콩에 들어왔지만, 모두 지난 3월 같은 날에 인터뷰 요구를 받았으며 체류 허용 거부도 같은 날 이뤄졌다며 홍콩 이민 당국이 이들을 표적으로 삼았다고 주장했다.

변호인들은 홍콩 정부에 재심을 요청할 계획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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