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미 웨일스 “구체적 계획은 미정… ’작지만 강한‘ 매체 만들 계획”

▲ 위키트리뷴 서비스 앞둔 지미 웨일스.

인터넷 백과사전 ‘위키피디아’의 창립자인 지미 웨일스가 한국에서 집단 지성 기반의 뉴스 매체인 ‘위키트리뷴’ 출범을 추진한다.

웨일스는 15일 서울 웨스틴조선호텔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위키트리뷴의 아시아 시장 진출을 희망한다”며 이처럼 밝혔다.

올해 4월 웨일스가 출범 계획을 공개한 위키트리뷴은 전문 기자들이 기사를 쓰는 인터넷 매체지만, 독자가 기사에 틀리거나 부족한 내용이 있으면 언제든지 자유롭게 수정할 수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뉴스 매체에 위키피디아의 ‘대중 참여’ 특성을 더해 가짜뉴스 문제가 심각한 인터넷 공간에서 언론의 신뢰성을 회복한다는 포부다.

독자 수정은 사실 왜곡 등 문제를 피하고자 직원이나 봉사자의 검토를 거쳐 반영된다.

위키트리뷴은 광고·구독 등 영업을 하지 않는 비영리 매체로, 설립 및 운영 재원은 크라우드 펀딩(온라인 기부금 유치)을 통해 마련한다.

영국에서는 상근 기자 10명을 고용할 수 있을 정도의 기금이 마련돼 다음 달 위키트리뷴 영문판이 첫선을 보이게 된다.

웨일스는 위키트리뷴 한국판에 관해서는 출범 시기나 크라우드 펀딩 등의 구체적 계획은 아직 정해진 바가 없다고 밝혔다.

설립 계획이 확정되면 한국어·영어를 모두 구사하는 우수한 취재진을 기용해 ‘작지만 강한’ 매체를 만들 계획이라고 했다.

그는 “위키트리뷴 콘텐츠는 저작권 제약 없이 한국 어떤 매체나 웹사이트에 자유롭게 실리게 할 예정이며, 국내 유력 언론사와의 콘텐츠 협업에도 관심이 많다”고 덧붙였다.

웨일스는 한국 외 진출을 노리는 아시아 국가를 묻자 “아직 한국 외에 뚜렷한 후보국이 정해지진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중국은 위키피디아 사용도 금지된 나라이며 언론사 설립이 극도로 어렵지만, 중국 외부의 중화권 독자를 겨냥한 중국어 매체 설립에 대해서는 관심이 많다”고 전했다.

웨일스는 “인터넷에서는 질 낮은 언론이 판을 치며, 광고만을 앞세운 수익 모델이 ’엉터리 기사‘ 등 뉴스의 질적 악화를 부채질한다”며 “이 때문에 온전히 새로운 조직으로서 언론사를 만들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고 위키트리뷴의 설립 배경을 설명했다.

위키트리뷴은 국내 IT(정보기술) 업체인 ‘이에스브이’를 통해 한국과 첫 인연을 맺었다.

이 회사의 사내 이사인 콰미 페레이라가 위키트리뷴의 시스템 개발을 맡았기 때문이다.

웨일스는 “친한 친구이기도 한 콰미가 한국에서 가짜 뉴스에 대한 문제의식이 커서 기회가 많을 것이라고 설명해 위키트리뷴 한국판 설립에 관심을 두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에스브이는 위키트리뷴의 국내 대표 지지자로서, 향후 크라우드 펀딩 참여 등을 통해 매체 창업에 힘을 보탤 계획이라고 전했다.

이에스브이는 2011년 설립된 업체로 스마트카의 첨단 운전자 보조 시스템, 스마트홈 시스템, 첨단 드론 등을 공급하는 곳이다.

2001년 웨일스가 만든 위키피디아는 인터넷 집단 지성의 상징으로서 매년 성장을 거듭, 현재 한국어·영어·프랑스어 등 290여 개 언어로 서비스된다.

아마존닷컴 집계에 따르면 위키피디아는 구글·유튜브·페이스북·바이두에 이어 세계에서 트래픽이 5번째로 많으며, 비영리 사이트 중 가장 인기가 높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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