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변종수 개인택시기사

이번 19대 대통령선거는 한마디로 보수의 참패로 끝났다. 물론 탄핵정국에서 만신창이가 된 보수당의 분열에서 이미 예견은 했지만 속을 들어다보면 대한민국의 정체성이 무시된 채 임기응변식으로 국민요구에 “예”라고 말할 수 있는 사람이 이긴 선거라 할 수 있다. 다시 말해 정의보다 타협이 우선이고 미래보다 현실이익추구에 동조해야만 이길 수 있는 선거라 하겠다.

자유한국당 홍준표 후보는 대한민국 보수의 가치와 정통성을 강조하며 국민들을 설득하려했지만 그것이 얼마나 어리석은 전략이었는지 뒤늦게 후회가 되리라 본다.

필자가 택시를 운전하면서 젊은 손님들 중에 누구를 찍었는지 표심을 물어봤다. 그의 90%는 문재인 후보를 찍었다고 한다. 찍은 이유로는 일자리를 공약했기 때문에… 또 어떤 이는 홍준표 후보를 찍으면 노조를 탄압할 것 같아서… 또 어떤 이는 박근혜와 반대되기 때문이란다.

그래서 홍준표 후보의 실패는 이런 젊은 층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한 채 개혁정책과 보수의 가치만 강조했고 또 불의와 불합리에 타협하지 못한 것이 패배의 원인이라 할 수 있다. 어느 나라 국민이던 국가관이 투철해야 나라가 올바른 미래를 향해 나아갈 수 있다. 국민의 힘은 배의 엔진이요 대통령은 그 배의 선장이라 할 수 있다. 엔진이 고장 나면 배는 앞으로 나아갈 수가 없다. 대통령이 아무리 키를 잡고 몸부림쳐도 소용이 없다.

요즘 젊은이들의 의식 속에는 국가관이 없고 역사를 모른다. 부모님이 “옛날에는 쌀이 없어 밥도 제대로 못 먹었다고 하니 왜 라면이라도 끓여 드시지요” 라고 했단다. 이런 의식을 가진 국민들한테 그 무슨 보수의 가치가 소용이 있겠는가. 옛날 모 국회의원 아들이 한국민들의 정서가 미개(未開)하다고 했다가 된서리를 맞은 적이 있다. 물론 외국 유학을 통해 그 나라 정치와 국민정서를 비교했을 때 우리 국민들의 행태에 실망해서 한 말이 아니겠는가 생각해 본다.

남녀 간의 사랑을 할 때 호감을 쌓으려면 그 여자의 입에 사탕을 물려라 하는 말이 있다. 그렇듯이 우리나라 국민들한테 인기를 얻으려면 솔깃한 사탕발린 공약들을 쏟아내면 통할 수가 있다는 말이다. 이런 현상들은 국민들의 의식구조상 우선의 이익에만 눈이 멀어 선동에 쉽게 부하뇌동하는 국민정서가 대체로 미개하기 때문이 아닌지도 모른다. 그리고 이를 이용하여 좋은 먹이 감으로 이용할 수도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이번 선거에는 386세대들이 50대로 진입하면서 진보세력의 확장으로 이 나라 보수의 영역이 자꾸 좁아질 수밖에 없음을 알 수 있다. 개혁해야할 기득권세력들은 밥그릇 싸움에 한 치의 양보도 없다. 누군가가 건드리면 오히려 손해 보는 것이 당연시 되는데 홍준표 후보가 감히 개혁을 강조한 것이 패인(敗因)으로 여겨진다. 그래서 대한민국의 선거에는 어떤 개혁과 공약보다 이익집단과 타협하고 달콤한 포플리즘 전략이 더 효과를 발할 수 있음을 알 수 있다.

지금 세계는 보호무역과 실업문제가 심각한 현안이 되고 있다. 독일은 일찍이 노동개혁으로 실업자를 줄여왔고 프랑스는 개혁 대신 공공일자리만 늘리다보니 생산성이 떨어져 마크롱 대통령이 공무원 12만명 감축과 법인세 인하를 유도하고 있다. 홍준표 후보가 일자리문제 해결을 위해 강성귀족노조를 개혁한다고 하니 표를 잃을 수밖에 없는 것이다. 이런 개혁공약들이 무시당한 것은 기득권 국민들의 잘못된 표심이 아닌가 생각해 본다.

변종수 개인택시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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