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철수씨의 ‘늙은 여자의 수다’

“오래 전 작고하신 어머니를 생각하며 작업했습니다.”

조철수(60·사진)씨의 작품 ‘늙은 여자의 수다’는 2001년 고인이 된 모친의 이야기를 미술작품으로 형상화 한 것이다. 젊은 시절 그는 어머니의 말씀이 ‘잔소리’라고 생각했다. 작업에 사용된 실버톤 알리미늄 가루는 작지만 딱딱하다. 가슴에 생채기를 남겼던 어머니의 잔소리와 묘하게 닮아있다. 하지만 조씨는 “작업을 하다보니 환갑을 맞았는데, 나이가 들어선지 옛 생각이 나면서 어머니의 잔소리가 문득 그리워졌다”고 말했다. 낱낱의 오브제는 비록 상처를 입힐만큼 날카로웠지만, 작업을 마무리하고 한 걸음 떨어져 바라보니 오히려 잊고 살던 어머니의 사랑처럼 부드럽고 포근하게 다가왔다.

조씨는 현재 남구 무거동에서 화랑을 겸한 액자제작업체를 운영하고 있다. 디자인을 전공한 뒤 건축업계에 몸담은 전력이 있다. 그의 작업에 낯선 오브제가 많이 등장하는 이유다. 미술입문 동기는 오랜 친구인 이상민 전 울산미협지회장 때문이다. 그렇게 창작업에 몰두한 지 30여 년만에 올해 울산미술대전 대상을 거머쥐었다. 그는 신화마을 예술인촌 입주작가 경력이 있으며, 울산전업작가회와 울산미술사생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홍영진기자

“아팠지만 따뜻했던 어머니 잔소리 같은 작품”
■ 대상 조철수씨 인터뷰

 

울산시와 울산미술협회가 주최한 제21회 전국공모 울산미술대전에서 조철수(60)씨의 비구상 작품 ‘늙은 여자의 수다’가 대상을 차지했다. 대상 수상자에게는 상패와 상금 500만원이 주어진다.

문인화 부문 대상은 이정문씨의 ‘묵매’에 돌아갔고 한글서예 부문 대상은 이경희씨의 ‘최영미님 시 선운사에서’, 한문서예 부문 대상은 변현주씨의 ‘김익희선생 시’가 각각 차지했다. 공예 부문 대상에는 참죽나무로 만든 이우덕씨의 ‘다용도 진열장’이 선정됐다.

울산미술협회는 691점의 출품작을 대상으로 14일 심사를 펼쳐 전체 대상 1명, 부문 대상 4명, 특별상 1명, 최우수 2명, 우수 10명, 특선 104명, 입선 311명 등 총 433명의 입상자 명단을 15일 홈페이지에 고시했다. 홍영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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