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시대…자동차 도시 울산의 선택은 (상)전기차 ‘쓰나미’, 기로에 선 울산

▲ 현대자동차 울산3공장 31라인에서 직원들이 친환경차 전용 모델 기반의 전기차 아이오닉 일렉트릭(EV)의 내부 부품을 조립하는 의장 작업을 하고 있다. 현대차 제공

현대車 울산3공장 친환경차 3종 생산
아이오닉 하루 30~40대 생산에 그쳐
수요 대비 공급 부족…6개월여 대기
전기차 부품산업 생태계 취약
부품업체 탈울산도 풀어야 할 숙제

바야흐로 전기차 시대다. 거리에는 전기차 택시와 버스가 다니고, 충전소도 공공장소를 중심으로 하나 둘 늘어나고 있다. 전기차 기술은 날이 갈수록 발전하며 한 번 충전에 300㎞에서 500㎞까지 달릴 수 있는 시대가 현실로 다가왔다. 글로벌 자동차 메이커들도 수년전부터 4차 산업혁명의 주역이 될 전기차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앞다퉈 뛰어들고 있다. 하지만 자동차메카 울산은 월등한 내연기관차 산업 인프라와 달리 전기차 산업과 보급 등은 선진도시에 비해 열악하고 뒤쳐져 있는 게 현실이다. 전기차 시대 자동차도시 울산의 현주소와 과제를 짚어본다.

◇현대차 하루 30여대 생산 수요 못따라가

지난 11일 찾은 현대자동차 울산3공장 내 의장(조립)공장 31라인. 도장작업까지 끝낸 아이오닉 차량이 컨베이어 벨트를 타고 넘어오자 직원들이 2인 1조로 달라붙어 엔진이나 배터리를 장착하고 시트를 조립하느라 분주했다. 한 공정을 마치는 데 걸린 시간은 1분 남짓에 불과했다. 아반떼와 아이오닉, i30 등 차종을 생산하는 3공장은 현대차 울산공장에서 유일하게 전기차를 만들고 있는 곳이다. 전기차인 아이오닉 일렉트릭 뿐 아니라 하이브리드카와 플러그인 하이브리드(PHEV)까지 친환경차 3총사가 함께 생산되며 요즘 현대차 울산공장에서 가장 ‘핫 한’ 공장 중 한 곳이다.

 

이 곳에서 아이오닉(3개 차종)은 하루 200대 가량 생산된다. 이 가운데 순수 전기차인 아이오닉일렉트릭(아이오닉EV)은 하루 30~40대 가량 생산되고 있다. 전체 생산량은 주력 모델인 아반떼가 많지만 친환경차의 인기속에 아이오닉도 점차 생산비율이 높아지고 있다.

실제 아이오닉EV는 올 들어 월 평균 계약대수가 2200~2400대 가량에 이르고 있는데 주말 특근을 해도 생산량(월평균 750대)이 이에 못 따라가고 있는 실정이다. 이 때문에 신청하더라도 6개월 정도 대기해야 받을 수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방제수 현대차 울산공장 생산지원3실장은 “아이오닉EV는 작년 6월부터 생산하기 시작했는데 수요가 크게 늘면서 올해는 생산량을 작년보다 2배 가량 늘렸다”며 “장기적으로는 전기차를 비롯해 친환경차 3종의 생산량을 2020년까지 10만대까지 늘릴 계획”이라고 말했다.

 

◇전기차 기술 집중 육성 부품산업은 열악

울산지역에서는 현대차 울산공장과 함께 삼성SDI 울산사업장이 전기차산업의 또 다른 한 축이다. 전기차용 배터리셀을 생산하는 삼성SDI 울산사업장은 지난 2014년 PDP 생산이 종료되고 2015년 배터리셀 생산라인이 4라인까지 증설되면서 생산량이 6년만에 4배 가량 급증했다. 지난해 하루 5만개 생산에서 올해는 이보다 더 늘어난 하루 6만개씩 배터리셀이 쏟아지고 있다. 연평균 2160만개로 이는 순수 전기차 기준 20만대 분량이다.

울산시도 지난 2011년부터 지난해까지 5년간 1021억원을 투입해 ‘전기차 차량부품 개발 및 연구기반 구축사업’을 추진해 부품 국산화, 그린카 기술센터 건립, 전기차 부품 시험평가 장비 구축을 지원했다.

이 결과 현대차 1차 협력업체인 엠에스오토텍은 지난해 5월 미국 테슬라와 스마트차체 등 31종에 이르는 부품 공급계약을 체결하는 등의 성과를 거두기도 했다. 시는 2단계로 오는 2019년까지 360억원을 추가로 투입해 장거리주행을 위한 기반기술 개발 등에 지원을 확대하고 있다.

하지만 지역의 전기차 관련 부품산업과 생태계는 내연기관차에 비해 취약하고 사실상 전무한 현실이다. 세종공업, 덕양산업, 동희산업 등이 전기차 관련 일부 부품을 만들고 있으나 종류와 생산량, 매출 등은 미미하다. 특히 대구와 광주 등의 지자체가 전기차 산업 육성에 적극 나서면서 일부 기업들의 탈울산 조짐도 나오고 있다. 실제 DIC는 본사가 울산에 있음에도 자회사(제인모터스) 설립을 통해 대구 국가산업단지에 500억원을 투자해 국내 첫 전기상용차 생산공장을 건립키로 했고, 엠에스오토텍도 주력공장과 본사를 울산이 아닌 경주 내남 농공단지에 마련해 놓고 있다. 차형석기자 stevecha@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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