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시 울주군의 공영주차장 관리행정이 도마위에 오르고 있다. 시민편의를 위해 186억원이나 되는 거액을 투입, 조성한 언양다목적공영주차장이 개장 한달이 넘도록 이용률 저조로 제 역할을 못하고 있다는 지적을 받는 것도 모자라 기준없는 행사장 대여로 민원의 대상이 되고 있기 때문이다.

울주군은 장날이면 주차장 부족으로 불법 주정차가 만연, 심각한 교통체증을 빚는 언양알프스시장 일원의 주차난 해소를 위해 남부리 73 일원 2만366㎡에 총 632면 규모의 언양다목적공영주차장을 조성해 지난달 18일 준공식을 가졌다. 주차장은 잔디블록으로 조성됐으며 중앙에는 4500㎡의 다목적 공연장 부지가 마련됐다. 언양 상권 활성화를 위해 가장 시급한 대책으로서의 주차공간 확충과 영남알프스와 반구대암각화, 언양읍성 등 지역의 주요 관광지로 가는 관문에 대한 이미지 개선을 바라는 시민적 기대에 따른 것이다.

그렇지만 기대와는 달리 이용객이 없어 텅 빈 채 방치되는 경우가 많아 입지에 대한 적절성 논란까지 대두되고 있다. 언양알프스시장에 가기 위해서는 200m 가량을 걸어 8차선 도로를 건너야 하는 불편 때문에 이용을 꺼리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지금 무료운영되고 있는 상태에서도 유료로 운영중인 언양강변공영주차장에 비해 이용률이 떨어지는데 6월중 유료화가 될 경우 상황은 더욱 나빠질 것으로 보인다. 공영주차장 조성 후 주차질서 확립을 위한 주차단속 등 추가 대책에 소홀한 것도 문제라는 지적이다. ‘불법주차를 해도 단속되지 않는데 굳이 먼 곳에 차를 대고 갈 필요가 있냐’는 인식을 심어주고 있는 것이다.

더 큰 문제는 주차장 중앙부에 조성된 4500㎡의 다목적 공연장 부지 활용문제다. 당초 언양불고기축제나 알뜰시장, 복지관련 행사 등에 활용할 계획이었지만 세부운영계획 마련에는 상대적으로 소홀했다는 지적이다. 대여료 징수관련 조례 등과 같은 기본적인 준비도 아직 안돼 있는 상태이기 때문이다. 유료화에 앞서 군은 지난 3~7일 마땅한 장소가 없어 행사 개최에 애를 먹는 시민단체에 처음으로 무료로 행사장소를 대여했으나 상당한 문제점을 드러냈다. 소비촉진 및 지역 축산농가 판로 모색을 위해 관련단체의 숯불구이 불고기 축제 장소로 대여했으나 참여 업소가 한 곳에 불과, 결과적으로는 특정업소만을 위한 격이 돼 버린 것이다. 게다가 축제기간 동안 상대적으로 주변 상권의 매출이 급감, 곳곳에서 불만이 터져나오고 있다. 축제장에서 판매된 물량도 절반 이상이 부산에서 공급됐다. 행사취지를 의심케 하는 부분이다. 제대로 된 운영·대여기준이 없다보니 발생한 일로, 하루빨리 보완에 나서야 할 것이다.

 

저작권자 © 경상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