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천초등학교 교사

미세먼지로 인해 많은 사람들이 외부활동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 시기에 운동회를 하거나 외부 체험 행사가 예정돼 있는 학교에서는 마스크를 쓰고서라도 진행해야 할지, 아니면 학생들이 아쉬워하는 것을 감수하고서라도 취소를 해야 할지 많은 고민을 하게 된다.

언젠가부터 따뜻한 봄의 기운을 느끼는 것이 불편하게 바뀌었고, 인터넷 쇼핑몰에서는 미세먼지를 막아주는 마스크와 신선한 공기를 공급하는 호흡기가 히트 상품으로 자리 잡고 있다.

그동안 산업을 발전시키고 경제적 이익을 창출하는 것이 ‘성장’이었다면 요즘에는 이 낱말이 기술의 발전만을 뜻하지는 않는다. 지구에 존재하는 여러 생명체가 어우러져 편안하게 살아가는 것을 ‘성장’으로 인식하는 사람들이 점차 늘어나기 시작했다.

이것은 많은 사람들이 기후의 변화로 인해 빙하가 녹고, 거대한 밀림이 파괴되는 등 전 세계적인 환경 문제를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기 때문이다.

교육 현장에서는 학생들을 대상으로 하는 다양한 환경 체험 활동이 운영되고 있다. 지속가능발전교육, 환경체험교육, 세계시민교육, 유네스코활동 등 활동 영역과 주제는 조금씩 다르지만 지구에 존재하는 모든 생명체가 동시에 행복할 수 있는 방향을 모색하는 활동이라는 공통점을 지니고 있다.

그렇다면 지구를 지키기 위해서 실천할 수 있는 일에는 무엇이 있을까? ‘사용하지 않는 전원 차단하기’ ‘물 아껴 쓰기’ ‘쓰레기 분류 배출하기’ ‘불필요한 세제나 샴푸 줄이기’ ‘비닐봉투 대신 장바구니 이용하기’ ‘종이 아껴 쓰기’ ‘걷기를 생활화하기’ 등 등 비교적 어렵지 않은 일들에서 시작할 수 있다.

“선생님, 오늘 물 아껴 썼어요.” “운동장에 나갈 때는 전등을 꺼야 해요.” 환경 문제를 다루는 수업 이후에 아이들이 종종 하는 말이다.

교실에서 이런 말을 들을 때마다 어른들이 먼저 실천할 수 있는 일을 찾아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그런데 무엇을 실천할 것인가에 대하여 고민하는 것도 중요하겠지만 더욱 중요한 것은 ‘언제부터 어떻게 실천할 것인가?’라는 구체적인 실천 의지이다.

너무 많은 영역에서 동시에 실천하려면 생활에 정착되기도 전에 결국 포기하는 경우가 생기게 된다. 따라서 당장 실천 가능한 구체적 목표를 정하고 이것을 지키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 필요하다.

성장 과정에서 우리는 지구를 지키는 여러 영웅들에 대한 만화를 시청하거나 이야기를 책으로 읽어왔다. 내가 실천하는 행동이 지구의 생명을 0.1초 더 연장할 수 있다면 100명이면 10초가 되고, 1000명이면 100초가 될 수 있다. 이렇게 조금씩 지구를 지키려는 노력이 진정한 슈퍼 영웅의 모습이 아닐까 생각한다.

이승왕 남목초등학교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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