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출력 전자기파 활용해 성공
극소량의 물질까지 탐지 가능
방사능유출 등 신속대처 기대

 

방사능 물질을 원거리에서 탐지할 수 있는 기술이 UNIST 연구팀에 의해 최초로 개발됐다. 기술개발이 완료되면 북한의 핵 실험과 같은 먼 곳에서 일어나는 핵활동 탐지는 물론 일본 후쿠시마와 같은 원자력발전소 사고 현장이나 핵무기 테러 등 각종 방사능 활동을 탐지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최은미(사진) UNIST 물리학과 교수 연구팀은 눈에 보이지 않는 고출력 전자기파를 이용해 원거리 방사능 방사능 물질을 실시간으로 탐지할 수 있는 기법을 최초로 실험적으로 증명했다고 16일 밝혔다.

연구팀은 원거리에서 방사능 물질을 탐지하기 위해 강력한 전자기파 발생장치를 개발했다. 방사능 물질 주변에 고출력 전자기파를 쪼였을 때 발생하는 플라즈마가 해답을 제시했다. 플라즈마 생성시간을 분석해 방사능 물질 유무를 파악해 내는 원리다. 연구결과, 기존 기술로는 측정이 불가능했던 원거리에서 방사능 물질을 감지해 낼 수 있는 가능성을 보였으며, 기존 이론 대비 4800배 높아진 민감도를 통해 아주 소량의 방사능 물질의 탐지가 가능하게 됐다.

▲ 최은미(사진) UNIST 물리학과 교수

대표적인 방사능 탐지기술 중 하나인 ‘가이거 계수기’는 방사능 물질로부터 방출된 고에너지 감마선, 알파선 등이 계수기에 직접 도달해야 측정할 수 있다. 따라서 기존 기술로 탐지거리를 늘리는 데는 한계가 있다. 하지만 전자기파는 원거리까지 방사 및 쪼일 수 있다. 이런 전자기파의 원리를 이용하면 탐지거리를 기존기술로는 불가능한 영역까지 늘릴 수 있다는 게 연구팀의 설명이다.

그야말로 원거리에서 방사능 유출과 핵무기 개발, 핵무기 테러 등 각종 방사능 활동을 탐지할 수 있어 방사능 비상사태에 보다 신속하게 대처할 수 있는 길이 열린 것이다.

최은미 교수는 “이 연구는 적어도 수십 km 떨어진 원거리에 존재하는 방사능 물질을 강력한 전자기파 발생장치를 원거리에서 쪼여 비파괴적으로 실시간 방사능을 측정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한 것”이라며 “로봇도 접근할 수 없는 후쿠시마와 같은 고방사성 환경 탐지, 방사능 물질을 이용한 테러 활동의 감시, 원전 이상 사태 등에 적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이 연구성과는 교육부·한국연구재단의 이공학개인기초연구지원사업, 글로벌박사양성사업의 지원으로 수행됐다. 융합과학기술분야 국제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 5월9일자에 실렸다. 이형중기자 leehj@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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