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필리핀 19일 첫 ‘남중국해 회담’…比 대법관 “공동개발은 주권양보”

▲ 남중국해 영유권 분쟁도서의 하나인 스프래틀리제도 티투 섬.

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이 남중국해 영유권 분쟁 당사국들에 남중국해 천연자원을 공동 개발하자는 입장을 피력해 실현 여부에 관심이 쏠린다.

17일 GMA뉴스 등 필리핀 언론에 따르면 두테르테 대통령은 전날 기자회견을 통해 중국, 베트남과 남중국해 천연자원을 공동 개발할 의향이 있다고 밝혔다.

두테르테 대통령은 이전에는 중국과 남중국해 자원을 공유할 수 있다는 뜻을 밝혔지만, 이번에는 베트남도 언급했다.

필리핀과 베트남은 중국과 남중국해 영유권을 놓고 갈등을 빚고 있다.

남중국해는 연간 해상물동량이 5조 달러(5586조 원))에 이르는 전략적 해상 요충지다.

석유와 가스 등 천연자원이 대량 매장돼 있으며 중국, 베트남, 필리핀의 주요 어장이기도 하다.

필리핀은 지난해 7월 남중국해 대부분에 대한 중국의 영유권 주장이 법적 근거가 없다는 국제상설중재판소(PCA)의 승소 판결을 받았다.

그러나 두테르테 대통령은 중국에 판결 이행을 요구해 대립각을 세우기보다 경제적 실리를 얻는 데 주력하고 있다.

두테르테 대통령의 남중국해 공동개발 제안에 대해 중국과 베트남이 어떤 반응을 보일지 주목된다.

▲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오른쪽)과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이 지난 15일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일대일로 국제협력 정상포럼'에서 만나 악수하는 모습.

중국과 필리핀은 오는 19일 중국 구이저우(貴州) 성 구이양에서 처음으로 ‘남중국해 양자 회담’을 할 예정이라고 신화통신이 보도했다.

류전민(劉振民) 중국 외교부 부부장과 호세 산티아고 로마나 주중국 필리핀대사가 각각 자국 대표단을 이끌고 참석한다.

매년 2차례 정기적으로 열리는 이 회의에서 남중국해 영유권 분쟁 해법과 공동개발 방안이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두테르테 대통령의 남중국해 공동개발 구상에 대해 필리핀에서 비판론도 제기되고 있다.

안토니오 카르피오 필리핀 대법관은 16일 한 행사에서 중국과의 남중국해 공동개발은 필리핀의 주권을 양보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카르피오 대법관은 “중국이 (남중국해에서) 무언인가를 할 때마다 베트남은 공식적으로 항의하면서도 사업 측면에서는 중국과 친구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며 영유권 문제에 대한 필리핀 정부의 ‘저자세’를 문제 삼았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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