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시 울주군이 서생포왜성 정비를 본격화한다. 17일 종합정비계획 용역 최종보고회를 가졌다. 이 보고회에서는 외성 내부의 사유 건축물 매입과 철거, 진입로에서 내성까지 가로 정비, 주차장과 편의시설 건립, 관광객을 위한 체험시설과 관련 프로그램 마련 등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사업비는 151억원으로 예상된다.

서생포 왜성의 정비는 시급하다. 전체 문화재구역의 57%에 이르는 사유지가 워낙 오랫동안 방치되면서 폐가 등으로 어수선하기가 이를 데 없기 때문이다. 문화재 구역 15만5130㎡ 가운데 사유지가 8만5130㎡이다. 서생포 왜성은 울산시문화재자료(제8호)에 불과한데도 유난히 문화재 구역이 넓고 사유지가 많다. 국가 사적에서 문화재자료로 격하되면서 사적지의 범위를 그대로 물려받았기 때문이다. 1963년부터 국가지정 문화재 사적 제54호였던 서생포왜성은 1997년 일제잔재청산 사업의 일환으로 시문화재자료로 격하됐다.

서생포 왜성은 1593년 가토 기요마사가 도요토미 히데요시의 지시로 쌓은 일본식 성곽이다. 우리나라에서 보기드문 성곽 형태를 유지하고 있어 그 자체로 빼어난 역사문화유적이라 할 수 있다. 성 내부에는 벚꽃도 많다. 봄철에는 꽃놀이를 하기에 더할 나위가 없는 장소다. 성 위에서 내려다보면 진하 앞바다도 한눈에 펼쳐진다. 오랫동안 방치된 주변 마을과 진입로만 정비하면 어디에 내놓아도 손색 없는 관광자원인 것이다. 다만 무너진 성곽을 복원이라는 명분으로 원형을 훼손하거나 주변환경을 지나치게 장식적으로 다듬는 등으로 역사성을 바래게 해서는 안 될 것이다.

오히려 서생포 왜성의 복원에서 중시돼야 할 것은 울주군지역 해안관광자원 중의 하나라는 점을 잃지 않는 것이다. 울주군은 아름다운 해안을 가진 지역이다. 우리나라 육지해안 가운데 가장 먼저 일출을 볼 수 있는 간절곶, 아름다운 모래사장과 솔숲을 가진 진하해수욕장으로 이어지는 해안선에 서생포 왜성이 자리하고 있기 때문이다.

울주군은 드물게 사계절 관광이 가능한 해안도시이기도 하다. 새해 일출을 즐기려는 관광객들에게는 간절곶을 중심으로 한 겨울관광지가 되고, 서생포 왜성의 벚꽃을 앞장 세우면 봄철 해안관광자원이 된다. 진하해수욕장은 여름철 관광객이 집중되는 곳이다.

문제는 즐길거리다. 빼어난 자연환경만으로 관광객을 불러들이기는 역부족인 시대다. 극한 체험과 모험이 가능한 즐길거리를 필요로 한다. 창원시가 저도연륙교 ‘콰이강의 다리’를 강화유리 바닥으로 바꾸면서 한달여만에 10만명이 찾는 대박을 터뜨린 사례를 참고했으면 한다. 이를 계기로 창원시는 관광공사 설립도 검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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