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친박에 “바퀴벌레” 맹비난…친박 홍문종 “낮술 드셨나” 맞대응

7월 전대 당권장악 사활…울산시당도 판도변화에 촉각

내년 지방선거 앞두고 공천티켓 경쟁 유리한 고지 선점

자유한국당이 대선패배 직후부터 책임논란이 불거진데 이어 오는 7월로 예정된 전당대회 당권을 둘러싸고 홍준표 전 대선후보측과 친박근혜 진영이 정면 충돌했다.

‘친 홍준표’측과 친박 진영이 7월 당권 장악에 사활을 걸고 있는 것은 내년 6·13지방선거에서 서울·경기·인천 등 수도권은 물론 울산을 비롯한 동남권, 대구·경북지역(TK) 시·도 단체장들의 공천티켓을 거머쥐는데 유리한 고지를 선점할 수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이에따라 울산지역 친박계와 ‘친 홍준표’ 의원들도 차기 당권이 누구에게 넘어갈 것인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친홍준표’­‘친박계’ 정면격돌

차기 당권을 둘러싼 집안 싸움은 홍준표 전 대선후보측과 친박근혜계 사이에서 시작됐다.

17일 현재 미국에 체류 중인 홍 전 대선후보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을 통해 “박근혜 팔아 국회의원 하다가, 박근혜 탄핵 때는 바퀴벌레처럼 숨어 있었고, 박근혜가 감옥 간 뒤 슬금슬금 기어 나와 당권이나 차지해보려고 설치기 시작하는 자들”이라며 친박근혜계를 강력 비판했다.

그는 또 “구(舊) 보수주의 잔재들이 모여 자기들 세력 연장을 위해 집단지도체제로 회귀하는 당헌 개정을 모의하고 있다고 한다”며 “자기들 주문대로 허수아비 당 대표를 하나 앉혀 놓고 계속 친박 계파정치를 하겠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집단지도체제로 돌아가면 당대표 낙선자들도 최고위원으로 지도부에 합류해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반면, 현행 체제에서는 당대표가 ‘준(準) 제왕적’ 권한을 발휘할 수 있다. 따라서 마땅한 대표 주자가 없는 친박계는 집단지도체제를, ‘대선후보 프리미엄’을 가진 홍 전 지사는 현행 체제를 각각 선호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이에 대해 친박계는 즉각 강하게 반발, 홍 전 대선후보와 정면 충돌했다.

친박계 유기준 의원은 이날 당 중진의원 간담회에서 “정치지도자는 품격 있는 언어를 사용하고 그에 맞는 행동을 해야 하는데 그런 부분에서 아쉬운 점이 있었다. 후보가 외국에서 자기 성찰의 시간을 가져야 하는데 페이스북을 통해서 계속 대선 이후 당내 상황에 대해 언급하는 것은 썩 좋은 모습이 아니다”고 홍 전후보를 비판했다.

같은 친박 홍문종 의원도 “페이스북에 바퀴벌레라고 썼다고 하는데 이게 제정신이냐. 낮술을 드셨냐.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반격했다.

◇울산시당, 중앙당 판도변화 촉각

친박계가 전당대회에서 당권을 거머쥐는데 성공하게 될 경우 울산지역에서는 친박계인 정갑윤(중) 의원과 이채익(남갑) 의원, 박맹우(남을) 의원 등의 정치적 입지가 상대적으로 유리해질 수밖에 없다. 특히 여기저기서 시장출마를 권유받고 있는 정갑윤 의원과 핵심 당직자인 박맹우 사무총장 등은 정치적 행보에 탄력이 붙을 것이란 관측도 있다.

반대로 ‘친 홍준표계’가 당권을 장악하게 될 경우 비박계인 김기현 시장을 비롯해 원외 위원장인 안효대(동) 전의원 등의 정치적 입지가 강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김 시장의 경우 홍 전 대선후보와 특별히 가까운 사이인 것으로 알려져 있어 홍 전 후보가 당권을 장악할 경우 김 시장이 재선에 도전하는데 강력한 원군이 될 수 있을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다. 김두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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