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 해외취업 다각적 지원
시야 넓히고 안목의 깊이 더해야

▲ 김경환 울산 중구의회 의회운영위원장

일자리 만들기가 대한민국의 난제 중 난제다. 특히 청년들의 심각한 취업난은 국가 위기 수준이라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다. ‘도전’과 ‘희망’이란 단어로 점철돼야 할 청년세대가 ‘포기’나 ‘절망’이란 단어를 등에 지고 있으니 대한민국의 미래 역시 암울해지지 않을까 걱정이다. 최근엔 아예 취업을 포기하거나 취직할 의사가 없는 취업포기생, 즉 ‘니트(NEET:Not in Education, Employment or Training)족’이란 신조어가 등장해 우리 사회의 씁쓸한 단면을 반추하고 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2014년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대학 졸업자 4명 중 1명(24.4%)이 니트족이란 통계가 발표됐다. 이는 OECD 평균(13%)의 약 2배에 달하는 수치다.

청년실업 문제에 있어 대한민국 산업의 심장부라고 불리는 우리 울산도 자유로울 수 없다. 지난해 12월 말 기준, 15~29세의 울산의 청년인구 23만6061명 가운데 고용률은 37% 수준으로 전국평균 42.2%보다 낮은 반면 실업률은 11.7%로 전국 평균 8.4%보다 높다는 통계자료가 언론을 통해 전해졌다.

전국에서도 실업률이 가장 높은 도시 중 하나로 울산이 꼽혔다고 하니 ‘산업수도’란 말이 무색하게 느껴질 정도다. 무엇보다 울산시가 지난 몇 년간 청년 CEO 육성사업을 비롯해 톡톡스트리트, 톡톡팩토리 등 청년 일자리 창출을 위한 다양한 정책과 사업을 추진해 오고 있지만 정작 가파른 상승세인 청년실업률을 끌어내리기엔 현실적 한계가 있는 셈이다. 어쩌면 청년 실업률 해소와 일자리 창출을 위한 정책의 패러다임 변화가 필요한 시기인지도 모를 일이다.

정부가 몇 해 전부터 추진 중인 ‘K-Move(무브)’사업이 극심한 취업 가뭄 속 단비 같은 소식을 전하고 있다. ‘K-무브’는 고용노동부와 교육부, 외교부, 산업통상자원부가 서로 협업해 우리나라 청년들에게 해외취업과 해외인턴, 해외창업 등 세계시장에 도전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사업이다. K-무브사업을 통해 해외취업에 성공한 인원이 한해 5000명에 육박하며 2013년 사업 초기 대비 3년 사이 3배 가량 늘어나 고무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 K-무브사업은 해외취업을 희망하는 청년에게 K-무브스쿨, 청해진 대학 등 맞춤형 훈련과 멘터링, 일자리 알선, 장려금 지원 등을 벌이고 있다. 특히 K-무브스쿨은 기업에서 요구하는 어학과 직무능력, 문화적응 등 맞춤형 연수과정 수료 후 취업까지 원스톱으로 지원하는 것이며 청해진대학은 IT 등 유망전문직종을 중심으로 대학 저학년 때부터 해외취업을 준비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장기 프로그램이다.

이들 사업은 한국산업인력공단이 주축이 돼 펼치고 있으며 해외취업자 수 역시 지난 2013년 1607명을 시작으로 2014년 1679명, 2015년 2903명, 2016년 4811명으로 매년 꾸준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포화상태에 이르고 있는 국내 채용시장을 넘어 인도나 일본, 유럽 등 기술과 경쟁력을 갖춘 젊은 인력을 요구하는 세계시장으로 눈을 돌릴 수 있도록 정부차원의 지원이 바로 K-무브사업이다. 이 사업을 총괄하는 ‘K-무브센터’는 해외에서 14곳이 운영 중이지만 아직 국내에는 서울 단 한곳에서 운영 중이며 조만간 부산이 추가된다는 소식이다.

우리 울산도 청년들의 해외취업 지원에 적극 나서야 할 때다. 아직 울산지역 대학 가운데 K-무브스쿨과 협약을 맺은 곳이 단 한 곳도 없어 아쉬움이 크다. 울산에는 한국산업인력공단 본사가 혁신도시에 자리 잡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K-무브 사업이 전무하다시피 한 현실은 다시금 상기해 볼 필요가 있다.

우선 K-무브사업을 총괄하는 센터의 유치가 필요하다. 이를 통해 울산의 청년들이 해외취업에 필요한 정보를 얻고 다양한 직업 훈련과정에 참가해 시야를 넓히고 안목의 깊이를 더해 나가야 한다. 지역 정치권에서도 K-무브센터와 K-무브스쿨 유치를 위한 다각적인 노력을 기울이는 한편 울산시를 비롯한 각 자치단체에서도 청년 해외취업 지원을 위한 다양한 정책을 만들고 이를 추진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울산의 청년들이 더 이상 ‘우물 안 개구리’로 전락해 ‘자포자기’하지 않도록 기성세대가 나서서 밀어주고 끌어주는 지혜를 발휘해야 할 때다.

김경환 울산 중구의회 의회운영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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