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의 강으로 거듭난 태화강을 앞세워 생태도시를 표방하고 있는 울산이다. 태화강의 맑은 수질과 푸르름을 자랑하는 대숲이나 영남알프스의 산군들, 동해안 청정해역과 어우러진 절경을 떠 올리면 누구라도 고개를 끄덕이게 된다. 시민 스스로도 ‘살기좋은 도시, 울산’에 대해 점차 자긍심을 키워가고 있다. 그러면서 ‘악취공해만 제거한다’면 아쉬움을 토로한다. 광역시 승격 20년 동안 모든 것이 나아졌다고 자신할 수 있지만 악취공해만큼은 여전히 오랜 세월 되풀이 되고 있다. 근래들어 울산시를 비롯한 구·군이 악취공해 근절을 공언하고 있으나 아직도 원인을 찾지 못한 채 시민들의 현기증을 유발하고 있다.

울산미포국가산업단지 내 매암사거리 일대에서 최근 일주일 사이 원인모를 악취가 풍기면서 근로자들이 현기증과 두통을 호소하고 있다. 울산시와 남구청이 전문가를 대동하고 수 차례 현장조사를 벌였지만 원인을 찾지 못하고 있다. 울산보건환경연구원과 함께 한 현장조사를 통해 매암사거리에 묻힌 우수관에서 집중적으로 악취가 심하게 발생한다는 사실을 파악했지만 정확한 출처를 파악하기 힘들다는 것이다.

정녕 악취공해에서 벗어날 수는 없는 것일까. 울산시는 악취 배출업소 관리를 통한 악취저감 추진, 악취관리지역 추가 지정 및 관리로 민원해소, 실시간 무인 악취 감시시스템 활용 극대화, 악취 배출사업장 맞춤형 기술 지원 사업 등 악취방지 종합시책을 추진해오고 있다. 남구청도 석유화학공단 등 악취배출사업장 200곳이 밀집해 있는 지역 특성을 감안, 악취관리 종합대책 추진에 나섰다. 앞서 감시 인력과 설비를 보강, 악취전담반까지 운영하고 있다. 동구청도 유해대기물질측정망을 설치하고, 울주군은 환경모니터요원을 운영하는 등 각 지자체마다 악취관리에 나서고 있다.

하지만 울산지역 악취민원은 지난 2015년 35건에서 지난해 190건으로 급증했다. 순식간에 사라지는 악취 특성상 현장 적발이 어렵다보니 ‘복합적 요인’이라는 익명성에 가려지기 일쑤기 때문이다. 국립환경과학원과 14개 시·도 보건환경연구원이 공동으로 주민체감 고려한 새로운 악취 시험법을 연구한다고 한다. 울산보건환경연구원도 올해 석유화학공단 악취물질 분포 특성을 연구하겠다고 밝혔다. 지역특성을 고려한 악취공해 전담 연구 역량부터 강화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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