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대통령-與野 5당 원내대표 첫 회동…‘공통 대선공약’ 우선 추진

▲ 문재인 대통령이 19일 낮 청와대 상춘재에서 열린 여야 5당 원내대표와 첫 오찬 회동에 앞서 대화하고 있다. 왼쪽부터 정의당 노회찬·바른정당 주호영·자유한국당 정우택, 문 대통령, 더불어민주당 우원식·국민의당 김동철 원내대표.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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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은 19일 대선공약대로 내년 6월 지방선거에서 국민투표에 부치는 방향으로 개헌을 추진하겠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문 대통령과 5당 원내대표들은 여·야·정 국정상설협의체를 구성하기로 하고 조만간 실무협의에 착수하기로 하는 한편 공통적인 대선공약을 우선 추진하기 위해 국회에서 구체적인 논의를 시작하기로 했다.

문 대통령과 더불어민주당 우원식·자유한국당 정우택·국민의당 김동철·바른정당 주호영·정의당 노회찬 등 5당 원내대표들은 이날 청와대 오찬 회동에서 이런 내용의 대화가 오갔다고 박수현 청와대 대변인과 5당 원내대표들이 전했다.

우선 문 대통령은 개헌을 대선공약대로 추진하겠다는 의지를 재확인하면서 “정치권의 개헌 논의과정에 국민의 의견을 충실히 수렴해 반영하고 선거제도 개편도 함께 논의하는 게 바람직하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문 대통령은 여·야·정 국정 상설협의체 구성·운영을 제안했고, 이에 5당 원내대표들이 동의해 실무협의에 착수하기로 했다고 박 대변인은 밝혔다.

이어 문 대통령은 “각 당의 공통 대선공약을 우선 추진하자”고 제안했고, 각 당 원내대표들은 이에 동의하면서 국회에서 구체적인 논의를 시작하기로 했다.

이와 관련, 전병헌 청와대 정무수석은 브리핑에서 “약간의 차이는 있겠지만 언론·검찰·국정원 개혁이나 치매 국가책임제, 아동수당, 출산·육아와 관련한 유급휴가, 기초노인연금 인상 등이 대표적”이라며 “곧 출범하는 국정기획자문위에서 이를 리뷰한 뒤 국회에 전달해 5당 간 합의를 통해 진행하도록 하겠다”고 설명했다.

문 대통령과 5당 원내대표들은 검찰·국정원·방송 개혁에 대해 국회에서 논의하기로 했고, 특히 문 대통령은 “국회 차원의 합의가 이뤄지기 이전이라도 국정원의 국내 정치 개입을 근절해야 한다”는 확고한 의지를 표명했다.

아울러 문 대통령은 일자리 추경안을 국회에 상세히 설명하기로 했고, 국회에서의 원만히 처리될 수 있도록 각 당의 협조를 당부했다.

문 대통령은 “구체적인 일자리 추경 내역을 곧 제출하겠다. 내역을 보면 야당도 반대를 안 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고 정의당 노회찬 원내대표가 밝혔다.

문 대통령은 또 “단기간에 모든 비정규직 문제를 해결하면 다른 영향을 미칠 수 있으니 비정규직을 정규직화하자는 큰 카테고리 상에서는 이의가 없으니 시간을 갖고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말했다고 한국당 정우택 원내대표가 전했다.

문 대통령은 최저임금 인상 문제와 관련, “각 당이 2020년이나 2022년(까지) 최저임금을 1만원까지 올리는 공약을 걸었기 때문에 예정대로 추진하지만, 영세 자영업자 보완책이 국회에서 같이 언급돼야 한다”고도 했다고 정 원내대표는 밝혔다.

문 대통령은 또 “오늘 검찰인사는 업무 공백을 메우기 위한 필수적 조치”라고 설명했고, “이창재 차관(법무부 장관 권한대행)이 사퇴했으니 차관 인사를 서둘러야 하는 것 아니냐”는 질문에 “바로 검토하겠다”고 답했다고 노 원내대표는 전했다.

정 원내대표는 회동에서 “법인세 인상 등 기업 옥죄기나 (기업을) 적대시하지 않는 것이 좋겠다”고 말했고, 문 대통령은 “하여튼 잘 알겠다”는 취지로 말하면서 즉답하지 않았다고 정 원내대표가 전했다.

이날 회동에서는 일부 원내대표가 문 대통령에게 “업무지시 형태를 가급적 최소화하고 시스템에 의한 개혁을 추진해달라”고 건의했다.

이에 문 대통령은 “대통령 권한 내에서 업무지시를 해나가고 있다”고 양해를 구하면서 “당연히 국회 차원의 입법 사안이나 국회와 충분히 협의해야 할 사항이면 충분히 협의할 것”이라고 답했다.

또 “주요 국정 현안 해결 로드맵을 마련해야 한다”는 의견 제시가 있었고, 이에 문 대통령은 “국정기획자문회의를 중심으로 체계적으로 논의해보자”고 답했다.

특히 문 대통령은 “외교·안보에 관한 정보도 야당에 설명하고 공유하겠다”며 “각국에 파견된 특사 활동 결과에 대해 국회와 정당에 충실히 설명하고 정보를 공유하겠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이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계획) 국회 비준을 추진하기 전에 입장을 분명히 해야 한다는 정 원내대표의 견해에 문 대통령은 “특사 활동의 결과 등을 지켜보고 한미·한중 정상회담 등을 고려해 신중하게 접근하겠다”고 말했다.

회동에서는 또 “서비스산업발전법과 규제프리존법을 처리할 필요가 있지 않으냐”는 일부 건의에 대해 문 대통령은 “국회에서 충분히 논의해달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전 수석은 “대통령이 찬성이나 처리 의사를 밝힌 게 아니라 국회에서 충분한 논의를 통해 합의해서 처리하면 좋겠다는 취지의 말씀”이라고 설명했다.

문 대통령과 5당 대표들은 세종시의 완성을 위해 국회 분원 설치 등도 우선으로 검토하기로 했다고 박 대변인은 전했다.

박 대변인은 “오늘 대화는 예정시간보다 40분을 넘겨 진행됐고 시종일관 화기애애하고 건설적인 생산적 대화가 충분히 이뤄졌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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