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1일은 부부의 날이었다. 부부의 날은 2007년 5월21일 국가공인 법정기념일로 승격됐는데, 둘(2)이 결혼해 하나(1)의 부부로 산다는 의미에서 21일을 부부의 날로 정했다고 한다.
과거 결혼은 백년해로(百年偕老)를 전제로 했다. 조강지처와 함께 검은머리 파뿌리 되도록 금슬 좋게 늙어가는 것이 큰 행복이었다. 그런데 죽고 나서까지도 애틋한 부부애로 저 세상에서 함께 살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이럴 때 동실동혈(同室同穴), 해로동혈(偕老同穴)이란 말이 쓰인다.
당대(唐代) 시인 백거이는 현종과 양귀비의 지극하고 슬픈 사랑을 그린 ‘장한가(長恨歌)’를 써서 많은 사람들의 심금을 울렸다. 그는 보기드문 애처가였는데, 아내가 너무 어여뻐서 아내에게 주는 시를 많이 지었다. 그 중 ‘증내’(增內, 아내에게)라는 시에 이런 구절이 나온다.
生爲同室親(생위동실친, 살아서는 한 방에서 사랑하고) 死爲同穴塵(사위동혈진, 죽어서는 한 무덤에 흙이 되리라)
백거이는 또 장한가에서 ‘하늘을 나는 새라면 비익조가 되고(在天願作比翼鳥)/ 땅에 나무로 나면 연리지가 되고(在地願爲連理枝)…’라며 양귀비와 현종의 사랑을 읊었다. 그런데 요즘에는 황혼이혼을 넘어 졸혼까지 유행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하니 참으로 알 수 없는게 세상이다.
이재명 정치부장
이재명 기자
jmlee@ks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