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인리히 하이네
(김광규 옮김)

눈부시게 아름다운 5월에
모든 꽃봉오리 벌어질 때
나의 마음속에서도
사랑의 꽃이 피었어라

눈부시게 아름다운 5월에
모든 새들 노래할 때
나의 불타는 마음을
사랑하는 이에게 고백했어라

▲ 엄계옥 시인

시 노래다. 하이네가 일천팔백이십칠년에 발간한 시집 <노래의 책>에 수록돼 있다. 이를 다시 슈만이 노래로 만들면서 더 유명해졌다. 슈만의 가곡집에 수록된 육십 곡 중 하이네 시가 무려 열여섯 편이 연가로 만들어졌다니 그야말로 ‘시인의 사랑’이다. 그 첫 번째 곡이 ‘눈부시게 아름다운 오월에’다. 노래는 프리츠 분덜리히, 요나스 카우프만 등 수많은 성악가들이 불렀다.

오월은 고백하기에 좋은 계절이다. 봄은 잠깐 와서 치맛자락만 살랑이게 만들어 놓고는 얼른 가버린다. 싱그러움에 대한 갈망이 깊을 때 들어보라. 감미롭고 서정성 깊은 요나스 카우프만의 목소리가 아름다움이 가기 전에 마음을 고백하라고 부추 킬 것이니. 그대는 아시나요, 나의 마음속에 사랑이 꽃피었다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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