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고헌산 궁근정사

▲ 쌍룡교구형으로 음양조화 기운을 발하는 터, 궁근정사.

명당기운 서기의 신비로움,
일년내내 마르지 않는 계곡물,
큰스님의 사자후 같은 법문에 감탄

고헌산을 부모산으로 한 암반지맥
수많은 대중이 발복할 도량 터가
천연적으로 만들어져 있어

크고 작은 두줄기 명당수에
도량 둘러싼 암반지맥이
경내의 생기 증폭시켜

울산 서북쪽 고헌산 자락. 옛날 이곳에서 활을 만들고 활나무 정자가 있어 이름 붙여졌다하는 궁근정리에 십 수 년 전 부터 불사를 일으키고 있는 반야성 궁근정사가 있다. 불과 한 달 전 이 절과 인연이 된 동기에는 2000년 오대산 적멸보궁에서 생사기로를 헤맬 때 생명의 은인이신 객승이 이곳에 오셨다기에 인사차 찾아가게 되었다.

처음 가는 길인데 산문 초입에서 주지스님을 만나 차창 넘어 예를 갖추고 안내를 받으며 뒤를 따랐다. 자동차가 겨우 한 대 지나갈 수 있는 시멘트포장 울창한 소나무 숲길을 한참 오르고서야 주차장에 도착하였다. 이때 분지형태로 움푹한 땅에 비닐하우스 차광막을 씌운 물체가 눈앞에 확 나타나는데 순간 법당이라는 느낌을 받았다. 차에서 내려 경내 우백호에 해당되는 지맥이 화강암 암반의 거대한 바위덩어리로 환포된 것을 보는 순간 예사롭지 않은 기운이 서린 터라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어쩌면 이 터에 발을 내 딛으려면 최소한 삼일수심(三日修心)은 하고 인연이 되어 질 듯 온몸에 상기되는 기분이 들었다.

▲ 무거운 짐을 내려놓으려 반야성 궁근정사로 찾아가는 길 .

울산 근교 산에 이런 곳도 있었구나! 터 기운과 파장을 나누는 동안, 이 날 세 번 감탄하였다. 첫째는 절터의 명당기운 서기(瑞氣)의 신비로움이고 둘째는 계곡물이 일 년 내내 마르지 않고 작지만 바람처럼 들리며 셋째는 범부중생을 행복한 인생으로 안내하는 동원 큰 스님의 사자후 같이 심금을 울리는 법문이다. 스님법문에 의하면 대웅전이라는 명패도 없는 법당에 들러 삼배만 하고 가도 성불을 이룬다는 반야성궁근정사의 불법승 삼보는 주변에 즐비한 대자연을 눈으로 보고, 코로 숨 쉬고, 입으로 먹고, 마음으로 느끼는 가운데 있다고 한다.

아이가 태어나면 어머니의 젖을 먹고 사는데, 어머니는 자연의 젖을 먹고 아이에게 줄 젖을 정성들여 만들지 않는가? 인간은 자연의 젖을 먹지 않고 살 수 있는 사람은 없지 않는가? 그래서 질 좋은 젖을 더 많이 얻기 위해서라도 자연을 소중하게 잘 가꾸어야 하고, 받은 만큼 돌려주는 지혜의 마음을 감사한 행동으로 실천하는 것이 부처님 삼보의 세계라고 하신다.

눈, 코, 입, 삼보는 지혜 덩어리로 이를 복되고 행복하게 만드는 것이 부처세계의 본질이 아닌가? 이는 자연과 더불어 사는 인간의 상대적 관계 이타(利他)에 대한 배려이고 존중에서 나오게 되는데, 이를 실천하는 자체만으로도 성불을 이룬다는 것이다.

그 이유는 내가 준 것에 대해 반드시 돌려받게 되는 대자연의 순환원리가 인과응보로 윤회하기 때문이다. 아들딸들과 이웃에게 좋은 젖을 물리려면 내 것 아닌 자연을 내 것처럼 쓰고 그들을 건강한 본연의 자세로 돌려드려야 다시 돌려받지 않겠는가?

절터의 땅 기운 근원을 살펴보면 백두산을 종조(宗祖)로 가지산(1240.9m)을 할아버지 산으로 상운산(1114m)을 거쳐 울산의 종가젖줄 고헌산(1034m)에 이른다. 고헌산을 부모산으로 하여 언 듯 언 듯 나타나는 암반 지맥이 남서와 동남 행을 한 후에 양팔을 벌려 수많은 대중이 발복할 도량 터가 천연적으로 만들어졌다. 지척에 있는 내 청룡 품으로 조화를 이루는 두 줄기의 크고 작은 계류수가 명당수로 자리하고 있으며, 내백호의 암반지맥은 도량을 둘러싸는 성곽처럼 조밀하게 짜여 있어 경내의 생기(生氣)를 증폭 시키고 있다.

▲ 산허리에서 솟는 음양조화 용천수.

풍수지리에 준한 명당의 조건에는 먼저 주변의 지세가 건강하고 활달하게 움직이는 위용이 있어야 하고, 그 다음으로 몸으로 받아들일 수 있는 양명한 햇빛이 장시간 들어오는 가운데 바람이 고요하게 머물 수 있는 공간이 있어야 한다.

반야성궁근정사 터가 이 두 조건을 충족시키고 있다. 형국론으로 보여지는 이 터는 웅장한 바위로 나타나는 수컷용과 암컷용 두 마리가 서로 어울려 법당을 중심으로 청룡과 백호지맥을 만들고 있고, 그 품속에서 부처님 가피를 생산하고 있는 쌍룡교구형(雙龍交口形)이다. 쌍룡교구형은 두 마리 암수용이 서로 각자의 장단점을 나누며 음양배합을 하는 형국을 말한다.

진혈의 명당 증거로는 솟아나는 물이 있어야 하는데 경내 입구에 있는 연지수구로 일정량의 용천수가 마르지 않고 있어 음용수로 사용하고 있다. 동서양을 막론하고 용은 하늘을 나는 상상의 수신(水神)으로 조화능력이 무궁무진한 것으로 믿어져 왔으며, 황제나 임금의 의복, 수험생 등용문의 장원급제, 사업성공 및 번창, 승진의 의미 등 번영 발전적 기운을 지니고 있는 것으로 통한다.

주지 스님의 말에 의하면 이 곳과 인연이 되기 전 치매를 앓던 앞 못 보는 노스님을 길거리에서 우연히 만나 5년 동안 똥오줌을 받아내는 시봉을 하였다. ‘노스님! 당신이 극락정토 가시는 길에 토굴 할 자리 하나 찾아 주십사’하고 청한 곳이 여기라고 한다. 반야성궁근정사의 반야는 지구를 수만 개 담고도 남는 큰 그릇을 뜻하고, 경내 면적은 369평으로 궁근정리 1224번지이다.

▲ 강상구 대왕풍수지리연구소장·풍수공학박사

3은 우리민족이 가장 좋아하는 행운의 숫자로 불법승 삼보이고, 6은 동 서양 모두에게 완벽함을 주는 육각의 의미하고, 9는 공간기운으로 성숙의 의미를 지닌 하늘을 나타낸다. 12는 열두 달이고 24는 이십사절기로 파종하고 수확하는 시기를 정해 놓은 것이다.

그리고 부처님 궁전으로 도래할 반야성궁근정사로 가는 능선이 과거에는 꽃밭 등 이라 했다는데 지금은 신기한 기운을 뜻하는 신기길이다.

누구든 불공드리러 가는 꽃길에 신비로운 기운이 일어날 법도 하다. 땅은 시대를 막론하고 필요한 시기가 되면 인연을 만나 드러나게 되는 것이 시대적 인과설이다. 대자연과 불법승 삼보의 지혜는 너와 나 둘이 아님을 깨닫는 것은 분명 천년의 보배 예(禮)를 얻은 것과 같을 것이다. 동원 큰스님의 마음심으로 설계하고 계시는 삼배기도 성불도량 반야성궁근정사의 중창불사 발원이 하나씩 이루어져 반야성궁근정사를 찾는 모든 중생들에게 지혜와 소원의 등불이 밝혀지기를 합장발원 한다.

강상구 대왕풍수지리연구소장·풍수공학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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