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 불황에 생활형편 어려워
상대적으로 가격대가 높은
친환경 농산물 수요 급감세
채소류 중심으로 생산도 격감

2000년대 불황 속에서도 ‘웰빙’(Well-being) 열풍 속에 호황을 누리던 유기농 농산물의 인기가 시들해졌다.

‘잘 먹고 건강하게 살자’는 웰빙이 새로운 라이프 스타일로 자리 잡으면서 급속히 증가했던 친환경 농산물 수요가 계속된 불황으로 생활의 여유가 없어지면서 급속히 줄어든 탓이다.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에 따르면 인증 제도 시행 첫해인 1999년의 친환경 농산물 생산량은 1만8794t에 불과했으나 2010년에는 116만1819t에 달했다.

친환경 인증 제도 시행 이후 11년 만에 무려 61.8배나 급증한 것이다.

그러나 이때를 정점으로 친환경 인증을 받은 농산물 생산량이 줄어들기 시작했다.

2011년 110만3105t으로 소폭 떨어지는가 싶더니 지난해 57만1217t으로 급감했다. 정점을 찍은 2010년의 반 토막 수준이다.

품목별로 보면 쌀을 비롯한 곡류는 2010년 19만1755t에서 지난해 23만3403t으로 21.7% 증가했다. 그러나 나머지 품목은 대부분 감소했다.

친환경 인증 생산물이 가장 큰 폭으로 준 것은 채소류다. 같은 기간 채소류 57만7892t에서 14만5851t으로 74.8%(43만2041t) 감소했다.

감자·고구마 등 서류는 4만2322t에서 1만6100t으로 62%(2만6222t), 특용작물은 16만3769t에서 12만854t으로 26.2%(4만2915t), 과실류는 4만8489t에서 4만4961t으로 7.3%(3528t) 줄었다.

친환경 농산물 인증은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이 농민들의 신청을 받아 1년 단위로 내주고 있다. 생산량이 급격히 감소했다는 것은 친환경 인증을 받으려는 농민이 그만큼 줄었다는 얘기다.

가격만 보면 친환경 농산물 재배가 훨씬 나을 것 같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

유기질 비료나 친환경 농약값이 일반 제품보다 5배 이상 될 뿐만 아니라 같은 면적에서 같은 작목을 재배해도 수확량은 일반 비료·농약을 줬을 때의 60~70%에 그친다. 상품성이 있는 농산물을 골라내면 20~30% 건지기 일쑤라고 한다.

마트를 찾는 주부들도 유기 농산물을 만지작거리다가도 표시된 가격을 본 뒤에는 슬그머니 내려놓는 경우가 많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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